경제·금융 정책

이주열 "올 성장률, 1%대도 쉽지 않아"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응해 특수은행채 등을 사들인다.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 증권에도 예금보험공사 발행 채권을 추가했다. 증권·금융업계 등에서 한은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자 유동성 공급의 폭을 넓히기로 한 것이다. 다만 국책은행을 통한 간접 지원 방식이어서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국채와 정부 보증채로 한정돼 있던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 증권 범위를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으로 확대했다. 한은의 단순매매 대상 증권 확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이 특수은행채를 매입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회사채 매입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주택금융공사 MBS도 단순매매 대상 증권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되며 유효기간은 내년 3월31일까지다.


기준금리는 기존 연 0.75%로 동결됐다. 한은은 지난달 0.50%포인트의 ‘빅컷’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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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남기고 유동성 공급폭을 늘린 것은 2·4분기에도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1%대 성장이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경제활동이 점차 나아진다고 가정해도 0%대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경기 부진을 일부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는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 때보다 충격의 강도가 셀 것”이라고 경기상황을 진단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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