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채용 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전염병의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졌고 증권사들도 인력 채용을 더 이상 미루기는 힘들다는 판단 아래 새 식구 맞을 준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올 상반기 공채는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지연된 탓에 채용 과정이 압축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투자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업황이 녹록지 않아 채용을 기다리던 취업준비생들의 바램과는 달리 취업의 문이 좁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열정을 가진 준비된 인재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라고 조언한다.
◇새 식구 맞을 준비 한창인 증권사=코로나 19의 확산으로 한껏 움츠러들었던 증권사 채용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하나 둘 나서면서다. 우선 삼성증권이 최근 2020년 상반기 3급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내면서 공채 시작을 알렸다. 삼성 금융계열사 중 이번에 신입 직원을 뽑는 곳은 삼성증권을 포함한 2곳뿐이다. 삼성증권은 주식 및 투자 상품에 대한 영업활동을 주로 하는 프라이빗뱅커(PB) 분야와 기업공개(IPO)·인수합병(M&A)·대체투자 등을 맡는 투자은행(IB) 계열을 모집 직군으로 제시했다.
리서치와 정보기술(IT)도 채용 대상으로 올렸다. 이 중 IT 부문만 제외하고 지원자의 전공 제한은 두지 않았다. IT 부문은 전산 컴퓨터 관련 전공자여야 한다. 서류 접수는 오는 13일 오후 5시까지로 코로나 19로 미뤄줬던 일정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
DB금융투자도 이달 1일부터 신입사원 모집에 들어갔다. 모집 직무는 지점 PB, 본사영업, 리서치, 리스크 관리 등이며 전공에는 제한을 두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금융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접수는 오는 16일까지다.
NH투자증권도 이달 중 신입 공채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오는 5월 중순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채용 절차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올 상반기 공채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17명을 공채로 뽑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채용 시즌에 들어갈 준비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 19가 없었다면 이미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야 할 시기”라면서 “채용 시기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무작정 미룰 수도 없어 공채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수시 채용 방침을 올해도 유지한다.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부터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인사 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열정 가진 준비된 인재 원한다”=대부분 증권사들의 공채 과정은 ‘서류-필기·인적성 평가-면접’ 등을 거친다. 일반 대기업의 채용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삼성증권의 사례를 보면 이달 13일까지 원서 접수를 마감한 후 5월 중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와 5~6월 면접, 6~7월 건강검진 등을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창의성면접·전문성면접·임원면접 등 3단계로 나뉜다. DB금융투자도 16일까지 지원 접수를 마무리한 뒤 인·적성검사 및 1·2차 면접전형을 5~6월까지 치를 예정이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 19의 변수가 아직 남아있어 면접 과정에서 ‘언택트(Untact)’ 형식이 새로 도입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크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신입 채용에서는 증권업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고 전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신입 사원의 패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입사 후 얼마 만큼 성장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 여부도 중점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신입이라고 해도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등 고급 자격증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더 유리하다는 설명도 많다. 특히 증권사들이 IB 등 분야로 확장하면서 관련 영역에서 준비된 인재를 찾는 분위기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