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몇몇 사업장에서는 업무 효율성 저하 등을 염려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사간 신뢰가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영훈 대학내일 공동대표는 10일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과 만나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처음 시작할 때는 불협화음이 없지는 않았다”며 “팀장 등 리더들이 ‘조금 부정적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직원을 믿고 진행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자율적인 상태에서 근무형태를 유연하게 하면 효율이나 생산성이 높아진다”며 “경험을 해보면서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내일은 올해부터 1개월 단위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고 일부 직무에 대해서는 근무지를 다양화하는 스마트워킹을 시행하고 있다. 매일의 근무 시간을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야간 근로에 대해서는 연가로 환산해 30분 단위로 휴가를 쓸 수 있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메신저로 팀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사내 메신저에는 영상 솔루션을 적용해 원격 회의도 가능하다. 이처럼 미리미리 준비해 코로나19 사태에서 탄력적으로 재택근무 등에 돌입할 수 있었다. 현재 대학내일은 근로자의 60%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대학내일 근로자들은 유연근무제 도입 후 오히려 업무 효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지연 대학내일 마케팅커뮤니케이션5팀 수석은 “업무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고 회의가 있다거나 할 때는 메신저로 소통하면 오히려 보고를 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코로나 상황이 끝난 다음에도 유연근무제에 대해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간접노무비와 인프라 지원 요청이 꽤 많다. 업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학내일 관계자는 임 차관에게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한 달 동안 야근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한 달 단위로 미리 정한 총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무시간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정하는 제도다. 현재 정산기간은 1개월로, 즉 한 달의 정산 기간 내 1주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이다. 재계는 52시간 근로제 도입 이후 선택근로제의 정산 기간을 3개월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차관은 별다른 입장을 덧붙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