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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지속 원유 파생투자..."레버리지ETN 13일부터 단일가 매매"

당국 경고에도 괴리율 고공행진

증권사들 내주 유동성 추가공급




과열된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식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괴리율’이 크게 치솟은 ETN은 무기한 거래를 정지시키겠다고 경고했지만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달려들며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13일부터 원유 레버리지 ETN의 매매체결 방식을 ‘단일가 매매’로 바꿀 예정이다. 시장가를 조절하는 증권사들도 다음주부터 ETN 물량을 추가 상장한다는 계획이어서 시장이 안정을 찾을지 주목된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레버리지형 ETN은 13일부터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된다. 단일가 매매는 30분 단위로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매매를 체결하는 방식을 뜻한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이 대상이다.


이는 당국이 ETN 투자에 경고성 카드를 꺼내 들었음에도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이날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괴리율은 82.59%(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전일 괴리율 87.46%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다른 ETN의 괴리율도 전일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인 약 50%를 나타냈다. ETN의 괴리율은 기초자산의 가격을 추종해 만들어지는 증권의 순자산가치와 장내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의 차이를 뜻하는데 가령 괴리율 수치가 80%라는 것은 실제 가격보다 투자자가 약 두 배 가까이 비싸게 사고 있다는 의미다. 추후 이들 레버리지 ETN의 괴리율이 13·14일에도 30%를 넘으면 16일은 매매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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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괴리율은 ETN의 가격 조정기능이 마비되면서 비롯됐다. ETN은 실제가와 시장 가격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유동성공급자(LP) 제도를 두고 있다. LP의 역할을 맡은 증권사들이 보유한 물량을 바탕으로 지표가치 기준에 매도호가나 매수호가를 내면서 ETN의 괴리율이 6%를 넘어서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마구 몰려들자 LP 물량은 이미 바닥이 났고 그들의 역할은 의미가 없게 된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LP 한도 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미래에셋대우가 16일 1,000억원 규모를 추가 상장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의 한도 물량도 20일, 22일에 각각 4조원·2조원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에도 시장이 당분간 진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LP들의 한도 확대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데다 투자자들은 괴리율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원유가격이 급등할 경우 이를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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