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달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총선 이후 측근 구속 수사를 시도한 뒤 이 부회장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측근에 이어 이 부회장까지 소환하기로 한 터라 늦어도 다음달 중 수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이 부회장을 조사한다. 특히 조만간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 의장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 삼성물산 건설 부문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검찰은 최 의장 외에 재무 부문 등의 관련 인사도 구속 수사할지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장 등 핵심인사들에 대해 연이어 구속 수사에 나선 뒤 최고 윗선으로 꼽히는 이 부회장을 향하는 구도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삼성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찰 내부에서도 장기간 수사를 이어온 만큼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검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소환조사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최 의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최근 연이어 소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다가 원활한 수사를 위해 타 지검에서 ‘수혈’된 검사 3명의 파견기간은 다음달 4일 끝난다. 오랫동안 파견근무가 이어진 만큼 추가 연장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도 “검사들의 파견기간에 맞춰 수사진행 속도가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계속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