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경선 포기 이후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자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 지지층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11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에서 “대통령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바이든은 갖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높은 대중적 인기를 유지해온 오바마 전 대통령을 ‘버락’이라고 부르며 친분을 부각해왔지만 한때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말렸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개지지 표명을 자제해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지지를 밝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샌더스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내세운 진보적 가치와 젊은층의 열광을 치켜세우며 민주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그는 “샌더스는 노동자들의 희망과 꿈·좌절에 목소리를 불어넣는 데 인생을 바쳤다”며 “우리는 모든 것에 의견을 같이 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더 공평하고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을 늘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샌더스 의원의 진보적 가치를 지지했던 이들이 중도 기조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 호소로 결집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공화당을 비판하며 정권교체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과 상원을 차지한 공화당은 진보에는 관심이 없고 권력에 관심이 있다”며 “부패와 무신경, 허위정보, 무지, 그저 비열함으로 특징지어지는 정치에 맞서 선의의 미국인들이 지금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