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부품 조달에 비상이 걸린 자동차 업계를 위해 부품을 비행기로 신속하게 들여오는 긴급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이 ‘셧다운’ 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최소한 부품 조달로 인한 차질은 막겠다는 조치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앞으로 자동차 업계가 조달에 이상이 우려되는 부품을 신고할 경우 곧바로 긴급항공 운송 지원 대상 품목 지정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가 지난 12일 경영자총협회를 통해 ‘현재 배선뭉치(와이어링 하니스) 1종만 지정된 긴급항공 운송 지원대상 품목을 확대해달라’고 건의한 사항을 수용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문제가 생기면 즉각 관계부처와 협의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항공 운송 지원대상이 되면 항공편으로 부품을 국내에 수입할 때 항공운임보다 15배 가량 저렴한 해상운임을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초 중국 현지 코로나 19 확산으로 와이어링 하니스 조달이 일시적으로 끊기자 이 부품을 긴급항공 운송 지원대상으로 지정해 생산 차질을 안정시킨 바 있다. 산업부는 신속 부품 조달체계인 ‘밀크런’을 미국과 EU 등 세계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부품 조달 경색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 19로 해외 부품 공장의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제 2의 와이어링 하니스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해외 부품 생산기지 18곳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체코,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8곳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특히 미국과 EU에서 미션, 전자제어 장치 등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을 많이 들여오는데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 와이어링 하니스 때보다 상황이 더 나쁠 수 있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 부품 부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품 수급 차질을 막는다 해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절벽에 부딪혀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입장이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