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에 발을 들여놓는 신자들에겐 대부분 결핍이 있습니다. 그 결핍을 종교적 힘으로 채우거나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사이비 교주에게 쉽게 빠져듭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책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에서 사이비 종교를 다룬 한국영화 ‘사바하’에 대해 이 같이 분석한다. 영화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든 이들이 교주의 영생을 위해 여자아이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교수는 이 영화를 종교적인 차원을 넘어 아동학대, 성 착취 같은 문제로 확대해 다룬다.
책은 이 교수 등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네이버 오디오 클립 방송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범죄영화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기보다 여성이나 아동 같은 피해자 입장에서 다루자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범죄 영화에 얼마나 많은 여성과 아이들이 피해자로 소비되는지, 지금 우리 주변에 소외된 사각지대가 어디인지를 지적하며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책은 16편의 영화를 소재로 가정폭력, 성범죄, 계층문제, 미성년자 보호 등의 문제를 짚어간다. ‘n번방’ 사건으로 이슈가 된 미성년 보호 문제에 관해서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팔려 가는 소녀들’을 통해 형법상 13살 미만에 머물러 있는 의제강간 연령을 상향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