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면서 직을 내려놨다.
양 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있는 민주연구원에서 직원들과 작별의 인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당선되신 분들이 역할을 잘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양 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범여권이 180석을 얻는 큰 승리를 이룬 것에 대해서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주셔서 무섭고, 두렵기도 하다”며 “국민께서 주신 이 명령이 얼마나 엄중한 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도 했다.
양 원장은 이어 “당선된 분들께서 국민들이 주신 엄중한 명령이 얼마나 무섭고 깊은 것인지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대통령님을 도와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 원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 질문에는 “그냥 여기저기 아파서 조금 쉴 것”이라고 짧게 답하고 차에 올랐다.
양 원장은 총선 다음날인 16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퇴 의사를 전했다. 양 원장은 “이제 다시 뒤안길로 가서 저녁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려 한다”고 했다.
양 원장은 지난해 5월 총선을 1년 앞두고 민주연구원장직을 맡고 선거 실무를 책임졌다. 민주당 인재영입, 빅데이터 선거분석, 비례위성정당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일본에 맞서야 총선에 긍정적인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만들어 의원들에게 보내 ‘외교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비례위성정당 창당 과정에서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양 원장은 “목표를 위해 모질게 직진만 하다 보니 당 안팎에 상처를 드린 분들도 있을 것이다. 정중히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자연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가 차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거나 2022년 대선에서 ‘킹메이커’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