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여권 일부의 오만과 과욕을 경계해야

4·15총선에서 압승한 여권 일부에서 우려스러운 풍경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는 총선 이튿날인 16일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촛불시민은 이제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 김용민 당선자(경기 남양주병)도 1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이른바 ‘검언 유착’ 논란을 두고 “검찰총장이 권한을 남용해 감찰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과 라임자산운용 사건 등에 대한 수사에 돌입한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흔드는 것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처사다.


국가보안법 폐지, 개헌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우 대표는 페이스북에 “상상의 날개가 돋는다. 보안법 폐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또 “국민 지지는 현 정권 초기의 개헌 논의도 상기시켜 준다”고도 했다. 개헌 언급은 토지공개념 등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2월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에 대해 헌법정신에 있느냐는 논쟁이 있는데 있다고 본다. (개헌 논의를 통해)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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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불안 우려를 초래할 수 있는 움직임도 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방예산 9,047억원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F-35A 스텔스전투기와 해상작전헬기 구입자금 등이 포함됐다. 스텔스기 구입비 등의 집행을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것이다. 여권의 이런 모습들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17일 선거대책위 해단식에서 강조한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펴야 한다”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총선에서 여당에 표를 몰아준 국민들의 뜻은 국민통합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안보도 튼튼히 하라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검찰총장을 압박하고 국보법 폐지와 개헌론까지 꺼내는 것은 총선 민심과 거리가 멀다. 오만과 과욕으로 비칠 수 있는 여권의 행태가 반복되면 국민들의 지지는 심판으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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