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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부부의 세계’, 원작처럼 모두의 파국으로 끝날까

2015년 방영 최고의 화제작 BBC ‘닥터 포스터’가 원작

원작보다 감정선·디테일 살려 웰메이드 ‘심리스릴러’로 주목

아들을 비롯해 모두가 불행해진 '파국적 결말' 될지 관심

JTBC ‘부부의 세계’. /사진제공=JTBCJTBC ‘부부의 세계’. /사진제공=JTBC



“엄마 여기 있어. 톰, 엄마야. 정말 미안하고 여기 계속 있을게. 늘 여기서 널 기다릴거야. 돌아오고 싶을 때 언제든 돌아와.”

JTBC ‘부부의 세계’의 원작인 BBC ‘닥터 포스터’ 시즌2는 결국 가출해버린 아들을 기다리는 여주인공의 서글픈 외침으로 끝맺는다. 원작을 쓴 마이크 바틀릿은 극작가 출신으로 고대 그리스 비극 ‘메데이아’에서 영감을 얻어 드라마를 썼다.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에게 버림받은 배신감과 복수심으로 두 자녀를 죽여 남편에게 상실과 고통을 안긴 복수의 화신이다. 원작에서도 이혼 후 계속되는 부부의 갈등으로 인해 두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중반부로 접어든 ‘부부의 세계’가 원작처럼 부부와 아들의 파국으로 끝날지, 아니면 새로운 결론을 맺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에서 지난 2015년과 2017년에 시즌1·2로 제작된 ‘닥터 포스터’는 평균 시청자 수 1,000만 명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부부의 세계’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의 성공 사례가 드문데다 1~6회까지 ‘19세 관람가’ 판정을 받으면서 적잖은 우려가 있었지만, ‘부부의 세계’ 시청률은 6.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17일 18.5%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방영된 6회는 시청률 18.8%를 기록하며 역대 JTBC 드라마 시청률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원작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닥터 포스터’는 OTT ‘웨이브’에서 영미 드라마 시청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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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닥터 포스터’ 시즌 1 포스터. /사진제공=왓챠BBC ‘닥터 포스터’ 시즌 1 포스터. /사진제공=왓챠


시즌 1·2를 합쳐 총 10회인 원작과 달리, ‘부부의 세계’는 총 16회로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원작 시즌1의 내용이 모두 소화된 가운데 지금까지 방영된 ‘부부의 세계’와 원작을 비교해 보면 한국적 색깔이 가미되긴 했지만 굵직굵직한 내용은 비슷하다. 여주인공이 모두의 존경을 받는 의사라는 점, 남편은 사회적으로 별 볼일 없지만 젊은 여성과 2년간 불륜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 남편의 불륜을 여주인공만 모르게 지인들이 모두 숨겨줬다는 설정 등이 모두 같다.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장면들 역시 원작과 같다. 여주인공이 남편과 불륜녀의 가족이 있는 자리에서 불륜 사실을 공개하는 장면이나 2년 후 남편과 불륜녀가 결혼해 다시 돌아오는 모습 등이 그것이다. 시청자들을 숨 막히게 하는 빠른 이야기 전개도 원작과 공통되는 특징이다.

JTBC ‘부부의 세계’. /사진제공=JTBCJTBC ‘부부의 세계’. /사진제공=JTBC


다만 ‘부부의 세계’는 ‘닥터 포스터’보다 감정선이 보다 촘촘하게 그려지고, 디테일한 설정들도 추가됐다. 원작보다 러닝타임이 1.5배 긴 만큼 더 많은 내용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모완일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여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진 원작과 달리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며 “부부를 다룬 다른 작품들이 보여주지 못한 깊은 부분까지 치고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부부의 세계’는 여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 외에 주변 인물들의 서사와 심리 묘사까지 섬세하게 담아내 단순한 불륜드라마가 아닌 ‘심리 스릴러’라는 평을 받는다. 새로운 내용과 인물들도 추가됐다. 불륜녀인 여다경(한소희 분)이 임신 사실을 알고도 모른척하고 지선우를 찾아가 임신을 알리는 장면은 원작에는 없던 부분이다. 지선우의 동료인 정신과 의사 김윤기(이무생 분)도 원작에는 없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해가는 지선우의 방법은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는 생각의 시간을 충분히 준다”며 “불륜을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몰입감과 공감이 가능한 이유”라고 평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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