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코로나가 바꾼 HMR...골목식당 맛집도 뛰어들었다

외식업 매출 급감하자 HMR에 눈독

구슬함박과 손잡은 신세계 올반

홈쇼핑방송 1회만에 4,000개 완판

이마트는 의정부 부대찌개 밀키트도

'수익확보·리스크 방어' 두토끼 노려

2015A18 외식업체 HMR 진출 수정1



#홍대 경양식 맛집으로 유명해진 ‘구슬함박’은 최근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지난 9일 CJ오쇼핑에서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데뷔전은 1회만에 준비했던 초도물량 4,000개가 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식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맛집과 제조사·홈쇼핑’ 협업이 보여준 성공작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로 녹다운(knock-down)한 외식업계가 가정간편식(HMR)시장에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유명 맛집부터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까지 가히 HMR 춘추전국시대다.


◇오프라인의 맛+제조사의 유통=유명 브랜드는 갖고 있으나 유통·제조 인프라가 필요했던 ‘구슬함박’과 유통·제조 인프라는 있으나 올반 브랜드와의 시너지가 필요했던 신세계푸드가 서로 윈윈 스토리를 썼다. 협업을 통해 선보인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 대신 집에서 간편하게 오프라인 맛집 메뉴를 맛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부합했다. 신세계푸드와 손잡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오리지널 맛 8팩과 옐로우치즈 맛 8팩 등 총 16팩으로 구성된 세트를 5만9,900원으로 선보여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도 주효했다.

‘화동갈비’, ‘용두동갈비’ 등의 브랜드로 외식사업을 하고 있는 ‘가연푸드’는 지난 2월부터 프리미엄 온라인몰 ‘마켓컬리’와 손잡고 마켓컬리 전용브랜드인 ‘진실된 손 맛’에 한우떡갈비, 한돈떡갈비, 마늘떡갈비 등을 납품하고 있다. 진실된 손 맛 떡갈비는 160g씩 소포장 되어있고 에어프라이어에서도 쉽게 조리가 가능해 인기를 끌고 있다. 3월 21일부터 4월16일까지 이마트 피코트 밀키트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함에 따라 이마트 역시 의정부 명물인 부대찌개 골목의 원조인 노포 ‘오뎅식당과 손잡고 ’고수의 맛집 밀키트‘를 내놓았다.


◇디저트 업계도 HMR=베이커리에서도 HMR로 라인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는 지난 3월 HMR 신제품 ‘함박 스테이크 파스타’와 ‘치킨 로제 도리아’ 2종을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양을 약 1.8배 늘여서 성인 남성의 한 끼로도 충분하도록 했다. 판매량도 급증해 4월 매출이 출시 당시인 한 달 전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관련기사



디저트 카페도 HMR에 합류했다. 디저트카페 ‘설빙’도 지난 2월 가정간편식 ‘설빙 밀’로 ‘베이컨 크림스파게티’, ‘로제 스파게티’ 등을 선보였다. 현재 ‘설빙 밀’ 4종은 설빙 주요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향후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외식문화 바꿔놓을 것=소위 말하는 동네맛집부터 베이커리마저 HMR에 뛰어드는 것은 코로나19가 결국은 외식문화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회원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식업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95.2%가 매출액이 감소했다. 누적 고객 감소율도 65.8%에 달했다.

반해 가정간편식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농심, 등 기존 식품 제조업체들은 가정간편식과 라면 등 가공식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상승할 전망이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고객 절벽에 기존에 갖고 있던 외식 브랜드를 활용한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로 수익확보와 리스크 방어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자체 온라인몰, 전국 단위의 유통망을 보유한 외식업체들은 직접 시장에 뛰어들고, 유통망의 확보가 단기적으로 어려운 업체들은 식품제조업체 또는 유통기업와의 협업을 통해 가정간편식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08년 2,588억 원에서 2018년 3조300억 원으로 10년 새 10배가량 성장했다. 업계는 가정간편식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 4조 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보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