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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알면서도 고의로 놓아둔 것이라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2단계 무역협상을 비롯해 정치·안보 분야에서도 양측 간 충돌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미중 갈등이 다시 거세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도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전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취약한 경제 시스템, 경영 전략을 보완·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3면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그것은 통제 불능 상태에서의 실수였느냐, 아니면 의도적으로 행해진 것이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한시의 사망자 1,290명이 누락됐다가 뒤늦게 추가된 것에 대해 “나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실제 사망자는) 그보다 훨씬 많고, 미국보다 훨씬 많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그들이 이것을 하기 전까지 좋았다”며 발병경로를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자금지원을 중단한 데 이어 대중 압박수위를 한층 높인 셈이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주장은 물을 흐리고 시선을 돌려 책임을 떠넘기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두 나라가 신냉전에 돌입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정치 싱크탱크인 유라시아그룹은 ‘2020년 최대 리스크’ 보고서에서 “향후 2단계 무역협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두 나라가 본격적으로 충돌하면서 경제제재와 수출통제·불매운동이 난무하는 신냉전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중 갈등이 가뜩이나 해외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의 수출전선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단계 합의를 통해 다소 진정되는 듯했던 미중 갈등이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격화하는 모습”이라며 “주요2개국(G2)이 ‘자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면 한국은 중간재 수출에서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베이징=최수문특파원 세종=나윤석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