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최근의 위기 상황은 통상적 수준의 변화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석유 사업의 한계를 넘는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가속화해 ‘석유사업 기반의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도약해야 합니다.”
SK에너지는 조경목 사장이 최근 본부장급 회의를 열어 ‘디지털 전환 3대 추진 방향’을 최종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주력 사업인 석유정제업의 위기가 반복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전환을 제시하고 친환경·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모델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SK에너지는 △디지털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xcellency) △디지털 그린 △디지털 플랫폼 등의 3대 전략을 지난 1년여간 준비해왔다. 조 사장은 회의에서 “통상적 수준의 변화로는 최근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며 “디지털 전환은 당면한 위기를 본질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사장은 “디지털 DNA를 기반으로 석유사업의 한계를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는 혁신기업으로 도약하자”면서 “3대 전략 방향에 맞게 사업별·업무별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만들어 강력하고 과감하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본부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월간 회의 ‘행복 디자인 밸리’에서 매달 실행 정도를 점검하겠다고도 밝혔다.
먼저 SK에너지는 핵심 생산거점 SK울산컴플렉스(CLX)의 디지털 운영 효율성을 강화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17년 일부 공정에 국내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 플랜트’를 울산CLX 전 공정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스마트 플랜트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됐다.
SK에너지는 스마트 플랜트 확대로 보다 최적화된 공정 운영체계 구축, 설비 신뢰도 향상 및 비용절감을 통한 생산성·경제성 향상, 중대사고 예방 및 비상대응 능력 강화를 통한 안전·건강·환경(SHE)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SK에너지는 ‘디지털 그린’을 추진해 환경 분야의 사회적 가치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받는 석유사업을 친환경으로 전환한다. 이는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 전사가 추진하는 ‘그린 밸런스 2030’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적용해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디지털 그린’의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공장 폐수 재처리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워터 솔루션’, 오는 2027년부터 항공유에 오염물질 배출 감축 의무가 적용될 것을 대비해 ‘바이오 항공 플랫폼’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SK에너지는 자동차 관련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올인원 자동차 케어 플랫폼’ 사업도 추진한다. 전국 3,000여개 SK에너지 주유소는 ‘고객 생활편의 오픈 플랫폼’으로 변신한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주유·물류·세차·주차 등의 서비스를 빠르고 간편하게 개선하고 중고차 거래,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SK에너지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