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휴정했던 법원경매 시장이 다시 문을 열면서 초고가 아파트는 주인을 찾지 못한 반면 중저가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낙찰되고 있다.
2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법원이 완전히 재개된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를 분석한 결과 25건이 입찰 됐고, 이 가운데 약 44%가 낙찰됐다. 낙찰가율도 105% 수준으로 휴정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주로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들이 주도했다.
단지별로 보면 지난 20일 서울시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 218㎡가 감정가 43억 3,000만 원에 경매를 진행했으나 1회 입찰에서 유찰됐다. 초고가 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가 법원경매 시장에 등장한 것은 거의 드물다. 해당 아파트가 경매에 등장한 것은 2018년으로 당시 한 차례의 유찰 끝에 35억 원대에 낙찰된 바 있다. 이번 달 들어 고가 아파트로 낙찰에 성공한 곳은 지난 14일 경매를 진행한 목동 삼성 아파트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정도다. 목동 삼성아파트 115㎡는 낙찰가율 122%인 11억 1,111만 원,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65㎡는 감정가의 110%인 12억 52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반면 가격이 저렴한 노·도·강 등 서울 외곽에서는 3~6억 원대 매물에 입찰자들이 몰리며 경매 열기가 뜨거웠다. 20일 경매가 진행된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85㎡형에는 응찰자 16명이 몰렸다. 이 물건은 감정가의 109%인 6억 1,560만 원에 낙찰됐다. 마찬가지로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청백아파트 59㎡에도 응찰자 15명이 몰려 감정가의 103%인 3억 1,633만 3,300원에 낙찰됐다.
한편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이 7개월 연속 100%를 넘기며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승승장구 했지만, 계속된 규제와 경기 침체로 고가 아파트를 낙찰받으려는 투자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되는 서울 외곽 지역에는 투자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면 초고가 아파트는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에서 소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경매 지표가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