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가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화웨이는 지난 2018년을 마지막으로 국내에 신규 스마트폰 출시를 멈췄다. 반면 샤오미는 올해 상반기 동안에만 벌써 두 가지 제품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014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신규 단말기를 출시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화웨이는 전세계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 자리까지 오른 만큼 국내에서도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었다. 지난 2018년 국내에 출시한 비와이폰3(P20라이트)와 노바 라이트2 모두 ‘가성비폰’으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장 확대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난해 국내 출시를 협의했던 P30 라이트는 결국 나오지 않았으며 이후 현재까지도 추가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튜브와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를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없게 되면서 당분간 정식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와는 반대로 샤오미는 국내 공략을 갈수록 강화해나가고 있다. 샤오미는 이달 G마켓·옥션을 통해 미10·미10프로를 판매한 데 이어 5월 중 홍미노트9S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홍미노트9S는 지난해 홍미노트7·홍미노트8T에 이어 새롭게 내놓는 홍미 시리즈다. 홍미 시리즈는 20만~30만원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지난해 한 달만에 2만대(홍미노트7) 판매를 달성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샤오미는 앞으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폰으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애플 사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오는 7~8월엔 40만원대 5G 스마트폰 미10라이트도 국내에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관계자는 “홍미노트9S가 샤오미 사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길 희망하고 있다”라며 “가성비가 트랜드인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는 계속 정직한 가격에 좋은 스마트폰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저가폰 시장에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51·A71 출시를 준비 중이며 LG전자도 매스프리미엄폰인 벨벳을 비롯해 중저가 출시를 강화할 예정이다. 애플은 4년 만에 최저 55만원 보급형폰인 아이폰SE를 출시한다. 이미 3분할로 안착된 ‘외산폰의 무덤’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애플 28% △LG전자 15%가 뒤를 이었다. 화웨이·샤오미를 포함한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 총합은 1%도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