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남북철도 사업 등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박차를 가했다.
통일부는 23일 김연철 장관 주재로 제313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고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을 남북교류협력 사업으로 인정하고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동해북부선 건설 사업이 남북협력사업으로 지정되면서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가능해져 조기 착공의 여건이 마련됐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러시아, 유럽까지 연결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실현을 위한 핵심노선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남북철도 연결을 하려고 할 때 동해 남부·중부·북부선이 있는데 우리 측 구간에서 북부선 중 일부가 미연결돼 있다”며 “그게 강릉에서 제진 구간인데 이걸 연결하면 동해 북부선 우리 측 구간은 다 연결돼 향후 남북철도 연결 준비를 마치게 된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동해북부선을 기반으로 원주∼강릉선(현재 운행 중), 춘천∼속초선(2027년 개통 예정) 등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동서 횡단철도망이 결합하면 물류 개선과 산업단지 활성화, 관광산업 촉진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개통되는 동해 중·남부선(부산∼삼척) 등과 연계하면 환동해 및 강원권 통합 철도망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이번 사업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의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점에서 ‘한반도 뉴딜 사업’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동해북부선 사업과 함께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이 이뤄지고 한반도철도망(TKR)과 대륙철도망(TSR)이 완성되면 역내는 물론 동북아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교통·물류·에너지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제재완화를 중심으로 한 남북협력 사업에 속도를 낼 경우 한미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북한이 자력갱생을 앞세우며 대남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남북 철도사업이 ‘대북 저자세 외교’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의 양보를 강조하며 대남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북한은 정부의 금강산 관광 사업 추진 의사 타진에도 대남 비난으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한편 동해북부선 건설 사업은 2000년부터 추진돼 왔던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의 일환으로, 남북 정상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선·동해선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등을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