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번 총선 참패와 당의 진로 방향에 대해 “우리가 왜 졌는지,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다고 금방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유 의원은 “패배의 원인을 알고 갈 길을 찾으면 비대위를 할지, 전당대회를 할지 답은 쉽게 나올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누가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전화로 비대위와 조기 전당대회 중 고르도록 한 방식 자체가 옳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 참패의 원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121석 중 16석을 얻는 데 그친 수도권의 낙선자들”이라며 “이들이 다 모여서 교황 선출식으로 한 번 무제한 토론을 해봤으면 좋겠다. 그런 자생적 노력 없이 비대위니, 전대니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총선 패배에 대해 그는 “우리를 보고 궤멸·폭망·몰락, 이런 말을 하는데, 자멸이라는 표현이 제일 정확하다”며 “국민이 보기에 우리가 미워서 진 것”이라 해석했다.
이어 “처절하게 반성하고, 왜 졌는지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적당히 비대위에 맡기고, 시간이 지나 대선은 와 있고, 지난 총선에서 혼을 냈는데 또 이러고 있다면 보수 야당은 정말 소멸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를 갖고, 반성하고 성찰해 통합당의 길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특히 ‘사전선거 조작설’을 유포하는 강성 보수 지지층과 유튜버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증거도 없이 제기하는 의혹에 통합당이 자꾸 흔들리면 안 좋은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당 대표가 극우 유튜버들을 초청해 행사를 하고, 당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서 그 사람들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게 하나의 단면”이라며 황교안 전 대표를 겨냥하듯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스팔트 우파’나 ‘태극기 부대’ 분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낡은 보수’ 주장에 끌려가는 모습은 고쳐야 한다”면서 “수도권·중도층·젊은층이 제일 중요한데 보수 정치가 여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여기를 방치하고 외면을 받은 게 이번 선거뿐 아니라 계속 누적돼 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