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단독] 與 경제공부 모임 경국지모, 싱크탱크로 부상하나

'더미래'처럼 비영리법인화 검토

초선 당선인과 함께 '코로나19' 주제로 모여

당권 유력주자 홍영표가 새로운 주축될듯

"이권집단화된 당내 모임과 차별화해야"

일각선 "또 다른 세력화" 지적도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총선 이후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총선 이후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친(親)정부 성향 인사뿐 아니라 정부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경제학자와 전문가까지 고루 초빙해 유명세를 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경제 공부 모임 ‘경국지모’를 싱크탱크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당내 대표적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가 ‘더미래연구소’라는 싱크탱크를 만든 것처럼 ‘경국지모’도 21대 국회에서 초선 당선인들을 대거 모집해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경국지모’는 오는 28일 초선 당선자들을 위해 ‘코로나 19와 한국경제’를 주제로 한 강연을 개최한다.


26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유력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과 경제통인 최운열 의원 등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경국지모’를 비영리 법인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형식은 21대 국회 당선인들과 함께 확정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비영리 법인화, 연구 단체화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고 전했다. 21대 국회에서는 홍 의원이 ‘경국지모’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20대 국회에서 ‘경국지모’를 만들고 핵심적 역할을 했던 민병두 정무위원장이 이번 21대 총선에서 컷오프 되고 간사였던 최 의원이 불출마해 원외 인사가 됐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홍 의원이 21대 국회에서도 ‘경국지모’를 이어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최 의원에게 직접 좌장 역할을 부탁하는 등 모임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은 여의도 모처에 사무실을 얻어 강의 주제를 정하고 원외에서 연사들을 섭외하는 등의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선 오는 28일에는 초선 당선인들과 함께 ‘코로나 19’를 주제로 5시간에 걸친 공부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26일 기준 초선 당선인을 포함해 50여 명의 의원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과 초빙 교수가 국내외 경제 전망, 인구 구조 변화와 일자리 대책 등에 대한 강연을 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경국지모’가 싱크탱크화한다면 당내 최대 정책 연구 모임인 ‘더미래’와 비슷한 방식이 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대선에서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약 1,000만 원씩 각출해 더미래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이후 부총리와 장관은 물론 원내대표까지 다수 배출하며 당내 최대 인재풀로 자리잡았다. ‘경국지모’ 소속 의원들은 일단 기존의 당내 모임과 다르게 계파색이 없는 합리적 정책 대안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소속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 봐도 최운열, 홍영표, 민병두, 정성호, 이원욱 의원 등 당내에서 합리적, 중도적이라고 평가 받는 이들이다. 한 소속 의원은 “당내 모임 대다수가 원내대표 선거, 주요 당직 배정 등에서 이권 집단화됐다”며 “매일 모여서 당 대표, 원내대표 누구 밀자 작당하는 대신 우리가 중심이 돼 합리적 정책 대안을 생산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국지모’가 또 다른 세력화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경제·평화를 주제로 하는 연구모임 준비 작업에 착수하고,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송영길 의원이 최근 그린 뉴딜 의원 모임을 공개 제안한 것처럼 모임 결성을 통해 소속 의원들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다.

하정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