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멈춰선 남북관계…통일펀드 설정액 1,000억도 위태

'하노이 노딜' 이후 경제협력 스톱

수익률마저 저조하자 인기 시들

설정액 5년새 2,400억→1,107억

전문가들 "길게 보고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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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이 2주년을 맞이했지만, 통일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돼 전체 설정액 1,000억원선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남북 경제 협력 수혜 종목에 투자하는 이들 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5년 전만 해도 2,400억원을 웃돌며 인기를 끌었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더뎌지면서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남북 경제협력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로 구성된 국내 통일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9개에서는 지난 1년간 294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24일 기준 통일펀드의 규모는 1년 전보다 21% 줄어든 1,107억원 수준이다. 첫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고, 판문점 선언과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경제협력 활성화가 기대됐던 2018년에는 4월부터 1년 동안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250억원 가량이 순유입되기도 했지만 이후 펀드 규모는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펀드별로는 지난 1년 동안 ‘삼성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에서 221억원이 빠져나갔고, ‘하나UBS그레이터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과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에서 33억원과 21억원씩이 순유출됐다. 국내 증시 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맞물리면서 통일펀드 중 유일한 채권혼합형인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30증권자투자신탁(채권혼합)운용’에는 연초 이후 1억원가량이 순유입되기도 했지만 통일펀드의 인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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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통일펀드에서 자금이 유출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진전없는 남북관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점차 낮아지면서 관련 수혜주에 대한 관심 역시 식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조한 수익률 또한 통일펀드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24일 기준 국내주식형과 국내혼합형 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14.05%와 -4.80%를 기록 중이다. 반면 같은 기간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된 펀드들의 수익률은 -19.24%~-8.68%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통일펀드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 이후 남북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는 있지만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악화설 등 잡음 또한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대선과 중국과의 관계 등 남북관계 개선의 함수가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일’이라는 주제만 놓고 보면 경제적으로 풀지 못하는 정치적 사안들이 뒤섞여 있어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이 크다”며 “오히려 산업재 비중이 높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늘어나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등 좀 더 넓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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