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어 놓고 실내를 환기하자니 미세먼지가 유입될까 걱정이고, 창문을 꼭 닫아 놓고 공기청정기만 틀어 놓자니 어딘가 찜찜하고…’
경동나비엔이 실내서 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 같은 공통된 고민을 싹 덜어줄 제품을 작년에 내놨는데 뒤늦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작년 말에 출시한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이 최근 들어 설치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은 천장 환기구를 통해 실내 공기를 환기하는 기계식 환기장치로 집집마다 설치된 환기구를 통해 내부 오염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 공기를 유입하도록 돕는다. 기계식 환기시스템의 장점은 창문을 열 필요없이 환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기청정기만 틀어 놓는 것보다 실내 환기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알음알음 찾으면서 처음 출시했던 작년 12월 보다 4월 매출이 130%나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틀어 놓고 있지만 가끔 환기를 하고 싶은 고객의 니즈(수요)가 있어 업체별로 환기시스템 출시 경쟁을 하고 있다”며 “국내서도 환기시스템이 공기청정기 못지 않은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비엔 환기시스템이 인기를 모으는 것은 ‘필터’가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바깥 공기를 안으로 들여보낼 때는 깨끗하게 걸러야 하기 때문에 환기시스템의 생명은 필터일 수 밖에 없다. 나비엔 필터는 큰 먼지를 제거하는 ‘프리필터’와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전자 집진필터’,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필터’, 초미세집진필터 등 4단계 필터로 이뤄져 있다.
4단계 필터를 거치면 일반적인 초미세먼지 기준(PM 2.5)보다 10배 더 작은 0.3㎛ 이하의 먼지를 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는 게 나비엔측의 설명이다. 더구나 초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같은 오염 물질이 실내에 얼마나 있는지도 한눈에 볼 수 있는 ‘에어 모니터’도 달려 있다.
나비엔 환기시스템은 정부 정책의 수혜도 입을 전망이다. 지난 2006년 이후 인허가를 받은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과 주상복합건축물에는 환기시스템 설치가 의무화 된 데다 이달부터 30세대 이상 공동주택과 민간 노인요양시설, 어린이 놀이시설,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환기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환기가 어려운 공간에서 공기질을 관리하는 데 최적의 방법은 기계식 환기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경동나비엔 제품은 24시간 공기청정과 환기를 동시에 구현해 최적의 실내 공기 질을 조성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주방에서 기름으로 조리를 하면 유해물질이 평소보다 60배가량 높아지는 데 공기청정기로는 한계가 있어 환기를 해 주는 게 실내 공기질 개선에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창문을 열면 유입될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를 꺼리는 소비자 심리를 반영해 만든 ‘창문을 열지 않고 환기하는’ 청정환기시스템 시장은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보일러 사업이 주력이었던 경동나비엔은 실내환경 전반으로 사업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기존의 난방 사업에 더해 생활환경 전반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환경 보호를 실현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환기시스템을 시작으로 실내생활에서 더욱 쾌적함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