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료업체 링크옵틱스는 지난달 소형 LED 마스크 제품의 유럽 수출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현지 판로가 막히면서 위기를 맞았다. 링크옵틱스는 대신 제품 콘텐츠 영상 제작을 통해 새로운 판로 개척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링크옵틱스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플랫폼 디자인 전문 직원을 채용해 홈페이지 업그레이드 작업에 나섰다. 평소 같으면 엄두를 못 냈지만 코로나19가 뜻하지 않은 기회를 준 셈이다. 최용원 링크옵틱스 대표는 “제품 소개부터 사용법까지 영어 더빙과 자막을 입혀 동영상 콘텐츠를 완성했다”며 “코로나로 대면 마케팅이 올스톱 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링크옵틱스처럼 분야별 원포인트 전문가 영입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
26일 산업별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탤런트뱅크에 따르면 지난 3월 프로젝트 의뢰 건수는 98건으로 작년 10월 65건에 비해 급증했다. 4월도 셋 째주(17일)까지 82건으로 3월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월별 의뢰 건수는 평균 70건 안팎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일반 기업들의 채용 시장은 얼어붙었어도 프로젝트별로 15년 이상 전문 경력을 보유한 인재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문가를 찾는 여행사도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의 대리점 2곳을 운영 중인 여행업체 S사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대리점 한 곳을 철수하기로 했다. 대신 20여년 만에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은 물론 직원 교육까지 염두에 두고 임원급 경력자 영입을 추진 중이다.
메디컬 전문기업 O사는 단기간 인사 체계를 다시 짜기 위해 전문가를 영입했다. 회사 규모가 커져 급여 테이블을 새로 만들어야 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내부 시스템을 바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해외이주 전문기업 H사도 원가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내 업무 메뉴얼을 통합했다. 물류 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통해 그동안 국내와 해외 대리점 간 엑셀과 이메일로 업무를 보던 데서 체질을 완전히 개선했다.
탤런트뱅크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차분히 준비하는 기업들의 의뢰가 늘고 있다”며 “정식 채용은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프로젝트 단위로 전문가로부터 핵심 역량을 전수 받고자 하는 중소기업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