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지난해 한계기업 중 40%에서 불공정거래 혐의 적발

54곳 중 22곳에서 의심 사례 적발

최대주주 등 내부정보 통해 손실 회피

지난해 의견거절 등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한계기업 중 불공정거래 혐의로 적발된 곳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결산 한계기업 전체 54곳 중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22곳을 적발해 심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들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1곳으로 한계기업 대상 불공정거래 대부분은 코스닥시장에 집중됐다. 적발된 기업 중 5곳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나머지 17곳은 상장폐지사유 및 관리종목 지정사유 발생 등으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한계기업의 상당수는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악재성 공시 전 보유 지분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내부정보 접근이 가능한 최대주주나 임직원에 의한 거래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다. 이번에 적발된 한계기업 중 한 곳은 최대주주 소유로 의심되는 계좌에서 매매거래정지 1주일 전부터 대거 매도 물량이 나오기 시작돼 주가가 8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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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한계기업 대다수는 영업실적이 저조하고 부채 비율이 높은 소규모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대주주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곳이 많았다. 이외에도 신사업 진출을 위한 타법인 지분 취득과 사업목적 추가, 빈번한 자금 조달 등이 특징으로 꼽힌다. 적발된 한계기업 22곳 중 20곳이 최근 3년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했고, 바이오 등 본래 업종과 무관한 회사를 인수한 기업도 17곳에 이른다. 이들 중 7곳은 인수한 법인을 3년 내 재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소는 특히 공시 내용을 빈번하게 변경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기업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한계기업 중에서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공시의 납입일을 수차례 연기하고 금액을 계속 축소하는 등 자금조달 관련 공시 정정 및 취소를 반복하는 사례가 다수다. 한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계기업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기업에 대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시장감시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투자자들 또한 최대주주 변경, 대규모 자금조달 및 자금유출 공시 등 한계기업의 특징을 보이는 종목에 투자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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