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윤석헌 금감원장 "중수익 금융상품으로 유동성 흡수해야"

■ 취임 2주년 간담

시중에 돈이 갈 곳 마땅치 않아

원유ETN·동학개미 사태 발생

DLF 중징계, 시계 돌려도 같을것

라임 제재, 이르면 6월부터 돌입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등 잇따른 투자 손실사태와 관련, 시중에 돈이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금융사가 중수익 상품을 만들어 흡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취임2주년 간담회에서 “연금자산 등 유동자금이 많고 금리는 낮아지는 반면 부동산 투자도 억제해 원유 ETN, 동학개미운동, 라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규제를 하면 다른 상품에서 또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단기적인 해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윤 원장은 “이런 현상이 시스템 리스크화된다는 생각도 든다”며 “결국 금융사들이 중수익 상품을 만들어 유동성을 흡수해야 하는데, 금융투자사 등이 잘 못하고 있고 은행도 이에 말려들어 불완전판매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문제가 된 상품에 규제를 가해 틀어막을 순 있지만 결국 금융사가 제대로된 중수익 상품을 내놔야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주장으로 풀이된다. 동학개미운동에 대해선 “투자의 기본에서 어긋나는 것”이라며 “일부는 돈을 벌겠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5~10년 장기로 투자하면 찬성”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DLF 중징계와 관련 “시계를 돌려도 결정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성장·저금리에 소비자들은 고수익을 원하고 금융사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고위험-고수익 추구가 퍼져 있었다”며 “이런 경향이 일반화하는 것은 곤란해, 금융사에 메시지는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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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지난 1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등에 내부통제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다. 징계 권한이 금감원장에 있는 금융지주회사법에 기반한 것이었는데, 시장에서는 “최고경영자(CEO) 거취를 결정하는 문제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수사를 한 검사가 판사 역할까지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라임 사태에 대해서는 펀드이관 전담회사(배드뱅크)가 5월 중 설립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 분쟁조정 담당 부서에서 합동 조사를 하고 있고 이번주 중 마무리될 것”이라며 “제재 절차가 시작하는 시기는 빠르면 6월”이라고 설명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관련, 윤 원장은 “많이 시달렸지만 그럼에도 문제 제기를 잘했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금융권 영향에 대해 윤 원장은 “시중은행은 당분간 (문제 없이) 갈 것 같은데 지방은행은 신경쓰고 있다”며 “옛날부터 어려웠고 원체 지방이 (경기가) 안 좋다”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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