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자체 개발한 건조지역용 벼 ‘아세미’ 품종을 아랍에미리트(UAE) 사막 지역 샤르자에서 시험 재배한 결과 다음달초 수확을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18년 한-UAE 정상회담 때 논의된 농업기술협력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농진청은 지난해 11월 25일 아세미를 파종했다.
농진청이 예상한 수확량은 10a(약 300평)당 763㎏ 수준이다. 이는 같은 품종을 국내에서 재배했을 때보다 40% 정도 증가한 것이다. 벼 재배에 적합한 현지의 풍부한 일사량, 생육단계에 적합한 양분투입과 물관리 등이 주요한 증수요인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상과 물 관리, 생육 상황 등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적기에 대응하기 위한 원격관리 시스템을 운용했다.
하지만 쌀 생산액(약 565만 원/ha, 국제 태국산 장립종 기준)이 바닷물을 제염처리해 사용한 물의 비용(담수, 약 2,000만 원/ha)에 미치지 못해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농진청은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pH와 염 농도가 높은 UAE의 지하수를 사용하는 방안, 담수재배에 비해 물 사용량을 70%까지 줄일 수 있는 고랑재배와 포기별 점적관수 방식을 함께 적용하는 방안, 파종시기를 8월 말로 당기고, 벼를 수확한 후 밭작물과 이어짓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UAE 기후변화환경부와 협의하여 1차 시험재배 결과를 바탕으로 2차 시험재배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5월 초 최종 벼를 수확하여 생산량을 확정하고, 쌀 단백질 함량과 완전미 비율 등 쌀의 품질도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농진청은 논의 평탄작업, 물대는 방법, 수질 관리 등 재배 과정에서 제기된 과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농어촌공사의 전문가와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물의 높은 pH를 낮추고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적용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다.
김경규 농진청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막에서 벼 재배 가능성을 확인하고 앞으로 후속시험을 통해 벼재배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경우 양국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의 디지털화 촉진, 시설재배 고도화, 미생물 활용기반 마련, 현장밀착형 지역연구 강화, 농업기술 글로벌협력 확대 등 농업혁신을 위한 연구개발과 실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