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페이스북 친구’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둘러싼 논란을 거치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 부총리는 재정 여력을 이유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에서 100%로 늘리자는 여당의 방안에 대해 막판까지 각을 세우며 반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또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홍 부총리의 페이스북 계정에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대거 남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홍 부총리를 ‘팔로우’하고 있는 페이스북 친구는 2,790명을 기록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말 즈음만 해도 페이스북 친구는 1,300명 정도에 불과했다”며 “불과 3개월 사이에 두 배 이상으로 확 늘어난 셈인데 재밌는 것은 최근 당정 간 엇박자가 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이 모든 국민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페이스북 친구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설명은 홍 부총리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 달린 ‘좋아요’ 또는 댓글 수를 시기별로 비교해보면 금방 확인된다. 올해 1~2월에 올라온 글의 경우 대부분은 댓글이 한 자리 수를 넘지 않았다. 그나마 많은 50개의 댓글을 유도한 것은 2월 24일에 게재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및 피해 극복을 위한 전방위적 총력 대응’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이 시기에 올라온 글에 달린 ‘좋아요’ 등의 감정표현도 보통 50~60개 수준에 머물거나 많아도 130개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관련한 막바지 논의가 한창이던 4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홍 부총리가 마지막으로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지난달 17일 작성된 ‘3월 고용동향’ 관련 분석인데 최근 일주일 사이에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면서 댓글과 감정 표현은 각각 1,571개, 1,625개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여 관철한 ‘100% 지급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홍 부총리의 소신을 칭찬하는 댓글도 없지 않으나 상당수는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설(說)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사퇴는 절대 안 된다. 끝까지 힘을 내서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조어) 곁에 남아달라’는 식의 당부들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홍 부총리에게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의 지휘를 맡기는 등 신임을 재확인하고 힘을 실어주면서 대통령의 강력한 팬덤인 ‘친문’ 성향의 네티즌들이 대거 격려 댓글을 남기고 ‘친구 추가’까지 한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