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제한됐던 군인들의 외출이 허용됐지만 정작 현장의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인 남자친구와 ‘고무신’ 커플이 만나지 못해 헤어지는 ‘코로나 이별’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현장 지휘관에 따라 관리방식이 달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불만이 많다. 코로나 완화 국면에서 외출은 물론 휴가까지 군인들의 출타제한을 전면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전군 장병들의 외출이 단계적으로 허용돼 전국 각지에 위치한 부대에서 군인들의 출타가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는 군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22일부터 전군에 외출, 외박, 휴가 통제 지시를 내렸는데 2개월여 만에 해당 조치를 완화했다. 출타제한 완화는 장기간의 고강도 통제로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도달했고 일일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모든 군에서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시행일 기준 7일 이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지역에 한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군인들의 외출이 가능해진다.
장병들의 외출 가능 조치는 군인 남자친구를 둔 고무신에 큰 희소식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연인과 만남이 전면 차단되면서 ‘코로나 이별’이라는 말까지 유행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입자 수가 5만명에 달하는 ‘곰신카페’ 등 현역 장병들의 여자친구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군인들의 휴가와 외박을 풀어달라는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출타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군인은 사람이 아닙니까?’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4,0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장병 외출제한 완화가 모든 군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부대마다 상황이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장병 본인도 자신의 외출 시점을 정확히 알기 힘든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17일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에 있는 클럽을 방문한 결과 부산 일대 부대 장병들의 외출이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국방부가 외출시행조건에 ‘지휘관의 판단’을 넣은 것도 변수가 되고 있다. 어떤 상관을 두느냐에 따라 군인들의 외출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외출을 한다 해도 장병끼리 가지 못하고 간부들과 같이 가는 등 제한이 큰 편이다.
곰신 카페에서는 장병들의 출타 완화 조치가 외출에 이어 외박이나 휴가같이 장기 영외활동 허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업무 활동 중 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의경들의 전면 출타 제한은 없었지만 군만 장병들을 대상으로 강화된 조치를 시행해 이에 대한 불만도 함께 제기된다. 곰신 카페의 한 게시글을 살펴보면 “군인들은 국방부 소속이라 민원을 넣으면 보복을 당한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 단계적 출타 제한 해제를 청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경은 군인과 같이 병역 대상자들이 지원해 복무하지만 경찰청 소속이기 때문에 외출·휴가 등에서도 국방부와 다른 지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