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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드리블에 득점력까지...獨 초토화한 '英 로켓' [양준호의 황금발 열쩐]

③'천재 윙포워드' 제이든 산초

유튜브 통해 드리블 등 호나우지뉴 테크닉 배워

獨서 기량 만개...2019~2020시즌 공격포인트 1위

英 복귀 전망속 맨유·리버풀 등 1,500억 영입전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타깃으로 알려진 제이든 산초. 등번호 7번이지만 10번 역할도 즐긴다. /트위터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타깃으로 알려진 제이든 산초. 등번호 7번이지만 10번 역할도 즐긴다. /트위터




제이든 산초(오른쪽)가 지난 2018년 11월 웨인 루니의 잉글랜드 대표팀 고별전으로 치러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대선배 루니와 포옹하고 있다. /트위터제이든 산초(오른쪽)가 지난 2018년 11월 웨인 루니의 잉글랜드 대표팀 고별전으로 치러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대선배 루니와 포옹하고 있다. /트위터


‘신동이 돌아온다, 우리의 품으로.’

요즘 잉글랜드 매체들과 팬들은 자국 출신 신동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로켓’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천재 윙포워드는 바로 제이든 산초(20·도르트문트)다. 이적시장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산초의 시장가치(예상 몸값)는 1억1,700만유로(약 1,567억원)다. 전 세계 축구선수 가운데 8위에 올라 있는 그는 시장가치 톱10 가운데 가장 어린 선수이기도 하다. 산초의 몸값은 독일로 떠난 지 3년도 안 돼 약 13배나 뛰었다. 2019~20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공격 포인트 1위(23경기 14골 16도움)를 달리며 스스로 가치를 드높였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팀의 최고 유망주로 이름을 알리다가 지난 2017년 분데스리가로 건너가 꽃을 피운 그는 올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적할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영감의 원천은 호나우지뉴=산초의 가장 큰 매력은 마치 공을 발에 붙이고 다니는 듯한 안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이다. 부모가 카리브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인 그는 어릴 적 호나우지뉴(브라질)의 영상을 달고 살았다.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던 ‘외계인’ 호나우지뉴의 모든 기술을 유튜브로 늘 챙겨보며 꿈을 키웠다. 산초는 “영상으로 배운 스킬을 실제 경기에 써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렇게 그라운드에서 나 자신을 표현하는 느낌이 마냥 좋았다”며 “어린 시절 영감의 원천은 단연 호나우지뉴였다”고 돌아봤다.


드리블만 되는 선수라면 이 정도로 주목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주로 오른발을 쓰지만 왼발도 잘 쓰는 산초는 볼 키핑과 플레이메이킹 능력 또한 리그 정상급이다. 좌우를 가리지 않는 윙포워드이면서 중앙 공격에도 능해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등번호 10번 선수가 맡는 역할을 거뜬히 해낸다. 경기당 드리블 성공(2.6회),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뜻하는 키 패스(2.3회) 등 공격 전 부문에서 올 시즌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경기당 0.5회 가로채기로 수비적인 공헌도 상당하다.





차상엽 축구 해설위원은 “도르트문트나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는 분데스리가 팀들은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을 잔뜩 내리고 나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산초의 역할도 측면에서 활로를 열어주는 정도로 제한되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인 2018~2019시즌(12골 14도움)부터는 득점력이 눈에 띄게 올라오면서 강점도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에서 2~3명을 쉽게 제치는 스피드와 드리블로 웬만한 팀들은 모두 탐내는 선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맨유냐, 리버풀이냐=산초는 1970년대 케빈 키건(함부르크), 2000년대 오언 하그리브스(뮌헨) 등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성공한 영국인으로 손꼽힌다. ‘현시점의 세계 최고 윙어는 산초인가,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인가’라는 최근 팬 투표에서 산초는 63%의 득표율로 대표팀 선배 스털링을 압도하기도 했다. 영국민들은 보다 많은 1군 출전 기회를 찾아 영국을 떠났던 산초가 이제는 EPL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해 잉글랜드의 내년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을 이끌기를 기대하고 있다.

도르트문트가 산초에게 최소 1억파운드(약 1,520억원)의 가격표를 붙인 가운데 영입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다. 올여름 팀 재건을 작심한 에드 우드워드 맨유 부회장은 2018~2019시즌 분데스리가 최연소 최다골, 2000년대생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득점 기록 등을 지닌 산초를 세대교체의 기수로 점찍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지출안이 이미 이사진의 승인을 얻었다는 현지 보도도 있었다. 변수는 맨유의 챔스 진출 여부다. 올 시즌 맨유가 4위 안에 들지 못해 다음 시즌 챔스 출전권을 얻지 못하면 산초가 맨유로 갈 이유가 사실상 사라진다. 9경기를 남긴 현재 맨유는 4위 첼시에 3점 뒤진 리그 5위다. 챔스를 생각한다면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이자 올 시즌 EPL 우승이 유력한 리버풀행에 무게가 실린다. 또 한편으로는 어릴 적부터 첼시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점이 첼시행 전망에 설득력을 보태는가 하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가세해 영입전이 한층 더 뜨겁고 복잡해졌다는 얘기도 있다.

차 위원은 “내년 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를 쓸 수 없는 리버풀도 맨유만큼 상황이 급할 것이다. 다만 리버풀이 맨유만큼 큰돈을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어느 팀으로 가든 산초의 성공 가능성에는 큰 의심이 들지 않는다. 손흥민이 그렇듯 산초와 비슷한 유형과 기량의 선수들은 독일에서 잉글랜드로 넘어간 뒤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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