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삼성·LG·SK 입질에...두산솔루스 SPC 세워 통매각하나

스카이레이크와 협상 결렬 이후

두산, 매각 방식 원점서 재검토

SPC 활용 지분 전량 매각 유력




두산(000150)그룹이 두산솔루스(336370)의 매각 지분과 대상, 방식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하거나 차세대 동력의 생산기지인 헝가리공장만 떼서 파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레이크와의 협상 결렬 이후 삼성·LG·SK 등 여러 원매자가 관심을 보이자 최적의 매각 방식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의 매각 방식을 모두 열어두고 협상하고 있다. 가격 눈높이 차이로 지난달 스카이레이크와의 협상이 결렬되자 두산은 원매자 재물색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005930)삼성SDI(006400)·LG그룹·SKC(011790) 등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외 사모펀드 운용사(PE)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초 지분 51%만을 팔 계획이었지만 여러 원매자가 관심을 보이는 만큼 매각 지분과 대상 등을 여러 방식으로 놓고 논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유력하게 논의되는 방안 중 하나는 SPC를 활용해 ㈜두산 및 오너 일가 보유 지분 전체(65%)를 파는 방식이다. 스카이레이크와의 협상 당시에는 공개매수 등의 이슈로 통매각이 고려되지 않았다. 두산솔루스를 보유한 오너 일가는 ㈜두산을 제외하고도 32인(人)이나 된다. 자본시장법은 인수합병(M&A)을 할 때 10인 이상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공개매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개매수는 번거로울 뿐 아니라 오너 일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현물출자해 SPC를 설립하고 매수인이 이 SPC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택하면 공개매수 이슈를 비켜나면서도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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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지난 2009년 계열사 매각만을 위한 SPC인 DIP홀딩스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설립해 이 이슈를 피한 바 있다. 두산그룹은 DIP홀딩스에 KFC·버거킹을 운영하는 SRS코리아와 두산DST·삼화왕관(004450)·한국항공우주(047810)(20.54%)를 매각했다. DIP홀딩스의 지분 49%는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미래에셋자산운용PE에 팔렸다.

또 다른 방안은 헝가리공장만 떼서 파는 방식이다. 두산솔루스의 사업 부문은 크게 동박(전지박)과 첨단소재로 나뉜다.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을 비롯해 대다수 원매자가 탐내는 사업부는 동박이다.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던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가 늘면서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올해 하반기 준공되는 헝가리공장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096770)을 비롯해 유럽 2차전지 업체를 이미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공장의 매각 가격은 3,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거론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오랜 기간 다양한 M&A를 경험했다”며 “매각이 공식화된 만큼 최적의 방식을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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