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보다 4배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가벼운 탄소섬유강화복합재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종이처럼 자유롭게 접고 펼 수 있는 성형기술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본원의 이민욱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팀이 일상생활 속 바느질과 종이접기에서 착안해 이 같은 ‘탄소섬유강화복합재 성형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탄소복합재를 금속실로 바느질한 뒤 전기를 흘려주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렇게 하면 전류가 흐르는 부위의 수지가 녹아 유연해지면서 바느질선을 따라 소재를 접었다 펴며 원하는 모양으로 성형할 수 있게 된다. 이후 온도를 떨어뜨리면 해당 부위의 수지가 굳어지면서 단단한 물리적 특성을 회복하게 된다.
이 박사팀은 반복실험을 통해 개발 소재를 10번 이상 접었다 펴도 알루미늄보다 높은 강도를 유지하는 것을확인했다. 특히 일반적인 보조배터리의 전력 수준인 15W의 전류를 흘리는 것만으로도 해당 소재가 약 1분여만에 섭씨 170도로 급속 가열돼 산업현장에서 적용할만큼 실용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간단한 바느질 기법을 통해 고강도의 탄소복합재를 원하는 형태로 성형할 수 있는 경제적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복잡한 모양의 대형구조물용 복합소재가 자주 쓰이는 항공기 및 자동차제조업 등에 유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산업통산자원부의 지원을 받이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컴포지트 파트B: 엔지니어링’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