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게임 닌텐도사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속에서 현재 플레이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기 전, 오프라인에서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게임 속 이벤트가 됐다. 국경, 인종, 성별 등 어떤 물리적 제약도 없는 가상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게임은 재난상황 속 새로운 일상의 창구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발렌티노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통해 런웨이를 펼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패션쇼가 불가능해지자 게임 내 캐릭터에 신상 의상들을 착용시키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발렌티노는 의상들을 QR코드 형태로 무료 배포해 플레이어들이 직접 다운로드받아 착용할 수 있게 했다.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미국 J, 폴 게티 미술관과 영국 옥스포트대 애슈몰린 박물관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명화 QR코드를 제공한다.
인터넷과 연결만 되면 사람들과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 미뤄진 사회적 이벤트도 게임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상에는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동물의 숲 같은 게임을 통해 생일파티나 결혼식을 대신 치렀다는 고백이 쏟아진다. MMORPG(멀티 플레이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인 ‘파이널판타지14’에서는 코로나19로 사망한 한 게이머를 추모하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모여 행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마인크래프트’로 청와대 맵을 제작·배포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대통령 부부가 게임 속 등장인물로 분해 직접 어린이들을 맞이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게임중독을 질병코드화한 WHO(세계보건기구) 역시 ‘떨어져서 같이 놀기(#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전개하며 게임 플레이를 적극 권장하고 나섰다. 글로벌 게임사들은 의료진을 지원하는 게임 번들(패키지)을 판매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도 손을 맞잡은 상황이다.
게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면서 게임 사용량 역시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앱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모바일 게임 결산’에 따르면 1·4분기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는 130억건에 달했다. 이는 전체 앱 다운로드 310억건 중 40%를 차지한 수치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된 3월에는 주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가 2019년 4분기에 비해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