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예정됐던 등교수업 일정이 일주일 연기됐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이후 학부모·학생·교사들 사이에서 학교 내 감염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가 등교를 이틀 남기고 연기를 전격 결정한 것이다.
교육부는 13일 고3을 대상으로 계획된 등교 일정을 연기한다고 11일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회의로 질병관리본부를 연결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과 등교를 미뤄야할지, 미룬다면 얼마나 미룰지 등을 논의했다. 애초 이날 회의는 오전11시에 화상회의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등교 연기 여부와 연기 방법에 관한 교육부 내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4시간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교육부는 13일 고3을 시작으로 20일 고2·중3·초1∼2·유치원, 27일 고1·중2·초3∼4, 다음달 1일 중1·초5∼6 등 순차 등교 계획을 발표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으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명으로 불어나면서 학교를 비롯한 교육현장에서는 등교를 적어도 일주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등교를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이날 오후2시 기준으로 17만명을 돌파했다.
교육감들의 개학 연기 주장도 이어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17개 시도 교육감 중 처음으로 등교 연기를 공식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현재의 추이가 지속된다면 등교 일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 등교 일정 순연을 제안하기로 했다”면서 “13일로 예정된 고3 등교를 일주일 연기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5일에서 2주가 지난 시점인 오는 20일 등교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등교 일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예정대로) 등교하기로 결정하는 경우에도 (각 학교가) 등교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을 현재보다 다양하게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용인과 성남 지역 학교별로 조사해보니 대략 4(등교개학 찬성)대6(반대) 정도로 의견이 나왔다”면서 고3 등교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주말 동안 이태원 클럽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용인과 이에 따른 2차 감염이 발생한 성남 지역의 고3 학부모 및 교원을 대상으로 등교개학에 대한 긴급 찬반조사를 벌였다. 고3 학부모 6,704명이 조사에 응한 용인의 경우 55.7%가 등교개학을 반대했으며 교원과 학부모 2,946명이 응답한 성남의 경우 59.3%가 반대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도 고3 등교를 20일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나머지 학년의 등교수업 연기 여부는 20일까지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전체적으로 순연할지 또는 고3만 순연할지 그때까지의 상황을 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