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새 원내대표가 구성되자 소속 의원 70%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들이 뭉치고 있다. 초·재선들의 입김이 커지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일방통행식 당 쇄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통합당에 따르면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주재로 이르면 이번주 안에 당선자가 참석하는 연찬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총선 패배의 원인과 당 재건 방안이 논의된다.
총선 참패의 원인과 관련해 지난 8일 원내대표 경선 전에 주 원내대표와 당선자들이 4시간여의 토론을 거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때문에 연찬회는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맡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임기에 대한 논의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뽑아 당권 투쟁을 벌이기보다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을 수습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초·재선 의원들이 비대위 출범을 결정하기 전에 세력화하고 있다. 부산 남갑에서 당선된 박수영 의원을 중심으로 개혁 성향의 의원들이 뭉치는가 하면 원내수석부대표에 오른 김성원 의원과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 등 재선 의원들도 소장파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통합당은 전체 지역구 당선자 84명 가운데 40명이 초선, 20명이 재선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당 쇄신 과정에서 초·재선 의원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들이 뭉치면 비대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에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해도 임기를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전까지가 아닌 올해 말로 국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이에 더해 일부 초선 의원들은 김종인 비대위가 아닌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자체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초선 당선자는 “초·재선 의원이 다수가 됐고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며 “연찬회에서 주 원내대표가 결정하도록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