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에게 지속적인 협박·폭행을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은 이틀 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진보정당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추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고령의 경비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이들은 인간으로서 대우받기를 포기한 채 일한다“며 ”이번 사건을 이 시대 취약계층 감정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작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추모모임은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가해 주민의 사과, 아파트 경비노동자 관련 제도 정비 등을 요구했다. 가해자로부터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최씨의 발인도 14일로 미뤘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이번 주 중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후 신병확보 필요성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민이 1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은 13일 오전 27만3,000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청원인은 “경비아저씨는 입주민들을 자기 가족인 것처럼 매번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셨다. 아침마다 먼저 오셔서 인사해주시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셨다”며 “처음 아파트에 살아보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 정도로 잘해주셨고, 딸 같이 생각하셨는지 엄청 예뻐해주시고 귀여워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이중주차로 인해 자기 차를 밀었다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 협박하고 근무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하고 CCTV만 봐도 인성이 딱 보이는 그런 나쁜사람에게 순진하고 연약한 분이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며 “가해자는 사죄하는 마음도 없이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이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다고…. 정말 인간인가 싶다”고 엄벌을 요구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은 ”(경비원을)폭행한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