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이미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4년 15위에 그쳤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지난해 5위로 올라섰다. 올 1·4분기 기준으로는 판매량 2만4,116대로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선택 시 주요 고려사항인 주행거리에서 테슬라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 친환경차 전문 매체인 하이브리드카즈 측정 결과에서 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 1~3위에 테슬라 차량이 올랐고 4~6위가 각각 현대차 코나, 기아차 쏘울·니로였다. 쉐보레 볼트와 닛산 리프 등이 현대·기아차 뒤에 있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생산한 전기차를 내놓는다. 내연기관 기반 플랫폼을 전기차에 차용하는 구조는 공간배치가 비효율적이고 주행거리 확대에도 불리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필요한데, 여기에서 현대·기아차가 경쟁 업체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선도적인 배터리 공급처 확보는 현대·기아차의 순조로운 전동화 흐름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이번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동안 협력하던 LG화학·SK이노베이션 외에 삼성SDI로 관계를 넓힌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고의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