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40대 이상은 유방 X선·초음파검사 함께 받으세요"

X선, 치밀유방서 암 발견 어렵지만

초음파는 민감도 높아 병변 찾아내

‘2017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그해 2만2,230명의 여성이 신규로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은 여성 암 가운데 1위로 비중이 20.3%에 이른다.

유방암은 발병률이 높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지난 2001~2012년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은 암 병기(病期) 0기가 95.4%, 1기가 92.7%다. 반면 3기는 63.4%, 4기는 22.2%로 급감한다. 그만큼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하다.




모유를 만들고 이동시키는 실질조직의 비중에 따라 유방의 치밀도를 네 단계로 구분한 X선 영상. 1단계는 실질조직의 비중이 25% 이하인 저밀도 지방유방, 4단계는 실질조직의 비중이 75%를 넘는 고도치밀유방. 우리나라 40대 여성 10명 중 7명은 실질조직의 비중이 50%를 넘는 치밀유방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일산차병원모유를 만들고 이동시키는 실질조직의 비중에 따라 유방의 치밀도를 네 단계로 구분한 X선 영상. 1단계는 실질조직의 비중이 25% 이하인 저밀도 지방유방, 4단계는 실질조직의 비중이 75%를 넘는 고도치밀유방. 우리나라 40대 여성 10명 중 7명은 실질조직의 비중이 50%를 넘는 치밀유방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일산차병원



유방은 모유가 만들어지고 이동하는 유선·유관 등이 속한 실질조직과 이를 둘러싼 지방조직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40대 여성 10명 중 7명은 실질조직의 비중이 50%를 넘는 치밀유방을 갖고 있다.

그런데 치밀유방은 X선 유방촬영술을 활용한 유방암 진단에 어려움을 준다. 유방 내 지방조직은 X선이 투과돼 검게 보인다. 반면 실질조직이 밀집돼 있으면 X선 투과가 어려워 암이나 양성종양처럼 하얗게 표시돼 종양 발견이 어려워진다.


치밀유방은 그 자체로 유방암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질조직이 75%를 넘는 고도치밀유방을 가진 여성은 실질조직이 25% 이하인 저밀도 지방유방을 가진 여성에 비해 10년 내 유방암 발병 확률이 4~6배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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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에서도 고도치밀유방을 가진 여성은 저밀도 지방유방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에서는 그 격차가 9.4배까지 벌어졌지만 폐경 후인 60대에서는 5.1배로 줄었다. 나이가 들면 유방의 치밀도가 낮아진다.



일산차병원 유방센터의 박소은 교수는 “유방암은 지방조직이 아닌 유방 내 실질조직에서 발생하는데 치밀유방의 경우 유방 실질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가 많고 호르몬과 성장인자에 더 많이 노출돼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치밀유방과 유방암 간 연관성이 높은 만큼 국내 여성들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집중해야 한다. 유방암 환자 비중이 가장 높은 40대 이상 여성이 치밀유방이라면 X선을 활용한 유방촬영술에 더해 유방초음파검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유방초음파검사는 치밀유방에서도 검사 민감도가 높아 X선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유방암 병변을 찾을 수 있다. X선은 유방초음파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는 미세석회화 암을 발견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정기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하면 증상이 나타난 후 진단된 환자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고 치료 후 생존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40대 이상 여성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기 영상검진을 받고,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자검사에서 BRCA 유전자를 가진 고위험군이라면 30대 이전이라도 유방초음파 등 정기검진을 통해 병변을 일찍 발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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