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빅5’로 불리는 주요 5대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 4명이 한꺼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라면서 “이번 방역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증상 감염, 이른바 조용한 감염으로 감염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시장은 20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의 37% 정도가 무증상 확진자였다. 삼성병원도 간호사 4명 중 2명이 무증상”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지금도 무증상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그렇다. 실제로 이분들 감염경로의 경의 첫 확진자가 불분명하다. 다각도로 조사중에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어 “첫 확진자는 이태원클럽과 해외방문 이력이 없다”면서 “CCTV를 전부 확보해 동선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병원 내부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확진자들의 접촉경로를 역학조사하고 있다”고 말해다.
박 시장은 또한 “일단 동선이 나오는 접촉자 뿐만 아니라 당시 있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그 안에서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이태원클럽의 경우도 첫 확진자의 경로가 당시 불분명했는데 전수조사를 한 덕분에 잦아들게 됐다. 그것보다 제한된 곳이라 우리가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박 시장은 현재 검사 상황과 관련, “(지난 밤 사이) 삼성서울병원 관련 추가 확진자는 없다”면서 “확진자와 접촉한 의료인 88명, 환자 25명, 보호자 8명, 총 121명 중 116명이 검사를 받았다. 추가 양성은 없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검사자) 범위를 넓혀서 총 828명에 대한 검사를 마친 상황”이라며 “오전에도 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박 시장은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 때도 원내감염이 일어났던 병원’이라는 지적에 “(지금은) 정부와 지자체가 긴밀하게 공조하고 대응하고 있고 100일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감염병 대응 역량도 한층 강화됐다”고 상황을 짚었다.
박 시장은 이어 “코로나19는 전파력이나 치사율 등 감염병의 성격이 메르스와 완전히 다르다”며 코로나19가 전파력이 더 강하고 무증상 감염이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수술팀 소속 간호사 A씨가 지난 18일 확진된 데 이어 이날 3명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 본관 3층의 수술실 25개가 모두 폐쇄됐다.
A씨는 17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출근하지 않은 채 진단검사를 받고 확진과 함께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됐다. 추가 감염된 간호사 3명은 A씨와 함께 수술실에 들어갔거나 업무를 같이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병원과 관련한 자가격리자는 환자 25명과 의료진 88명 등 121명이다. 623명이 진단검사를 받았으며 347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273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간호사들이 서울 이태원을 찾지 않은데다 4명 중 2명이 무증상이었던 만큼 ‘조용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의료기관에서) 매일매일 출입자에 대한 발열 감시라든지 그런 것을 철저히 하고는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증상자가 많은 등 코로나19의 영악한 특징 때문에 관리·예방·차단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