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이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을 동반 매수하고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에 ‘그린 뉴딜’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관련 수혜주 찾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차전지 대형주인 LG화학(051910)은 4.14%(1만5,000원) 오른 3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006400)도 1.21% 오른 33만5,000원을 기록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일 정부가 그린 뉴딜을 기존 한국판 뉴딜 사업안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한 후 LG화학은 기관의 순매수 종목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기관은 최근 2거래일간 LG화학 642억원, 삼성SDI 124억원씩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역시 LG화학과 삼성SDI를 각각 884억원과 247억원 사들였다. 이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천보(278280)·에코프로비엠(247540) 등 2차전지 종목에 투자하며 관심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는 6월 초 발표 예정인 그린 뉴딜에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기존 성장계획을 앞당기는 정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앞서 그린 뉴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사례에서 수혜 분야를 예상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EU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자동차협회의 요청을 거부하고 세제 면제 혜택 등 파격적인 전기차 지원안을 내놨다”며 “향후 EU의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린 뉴딜이 추진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필수 기술인 2차전지 업종의 수혜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2차전지 업체들의 차세대 기술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며 “주요국 정부의 미래 자동차 육성 의지가 굳건해 관련 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수주 물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유럽에서 전기차 관련 정책이 하반기에 시행되면 올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이익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