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수가 전년 동월대비 99%나 줄어드는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지만 정부의 면세점에 대한 추가 지원책 발표가 미뤄지면서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매달 수백억원의 임대료까지 내고 있는 대형 3사(롯데·신세계·신라)의 경우 더욱 절실히 정부 지원책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 지원책이 미뤄질수록 면세 사업자들의 피해는 더욱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달 인천공항 국제선 출발 여객수는 3만2,646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99%나 급감했다. 여객수 감소에 따라 인천공항 면세 대형 3사의 지난 4월 매출액은 약 5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500억원 대비 80% 이상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천공항면세점 대형 3사 한 달 임대료는 838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항 이용객수 급감에 따른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있는 가운데 임대료와 고정비까지 더해지면서 이들 업체들은 1,000억원 이상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셧다운 수준으로 공항 이용객 수가 전무한 가운데 매출액보다 임대료가 더 높은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5월에는 일평균 이용객 수가 3,000명 미만인 날이 3일이나 있을 정도로 더욱 상황이 악화한 상태라 면세 업계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인천공항공사도 업계 지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면세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사 회의실에서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기업 면세점 3사인 롯데·신라·신세계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임대료 감면안 등을 중심으로 현재 정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임대료 감면 확대 등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시간 동안 인천공항공사는 물론 정부 역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는 면세사업자 임대료를 20% 할인해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내년도 할인을 포기하라는 단서를 달면서 아직까지 임대료 감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도 하루 여객수가 3,000명~7,000명으로 줄어들면 터미널 일부를 폐쇄하고 상업시설과 일부 활주로 및 탑승동 운영을 중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3단계 비상운영체제’를 시행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2단계 비상운영체제 발표 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임대료 감면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면세점 현실에 맞게 빠른 의사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대형 면세점은 중소기업 대비 고용 인원이 많아 피해가 더 큰 상황이기 때문에 형평성 있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