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2일 오후 10시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부산경찰청을 나서면서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사퇴 29일 만인 이날 오전 8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비공개 출석해 14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은 오 전 시장은 부산경찰청 1층 출입구에서 “부산시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치고 특히 피해자분께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경찰 조사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취재진의 사퇴 시점을 조율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고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죄송하다고 몇 번 말씀 드렸다”고 말한 뒤 대기하던 차를 타고 곧장 떠났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23일 사퇴한 이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칩거하며 침묵해 비난을 받았다. 이날 비공개 출석 때도 부산경찰청 지하 주차장에서 화물용 승강기를 타고 외부 노출 없이 조사를 받으러 갔다.
경찰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을 소환해 고발 사건과 각종 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했다”며 “오 전 시장은 조사에 성실히 임했으며 추가 조사 여부와 조사 내용은 수사 중인 관계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을 추가 소환해 조사한 뒤 신병 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여성·청소년조사계와 지능범죄수사대 사무실에서 지난달 초 직원 성추행 혐의를 비롯해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 채널이 제기한 또 다른 성추행 의혹, 총선 전 사건 무마 시도 의혹, 성추행 무마 일자리 청탁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정무라인과 측근 등을 참고인으로 비공개 소환해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고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