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단독]車부품 고사직전인데...정부, 이제야 완성차 손잡고 지원

정부·완성차·금융권 공동출연 방식

기보 보증 통해 3조원 지원 방안

정부, 개소세 인하 연장할까 관심

11일 오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2공장의 완성차 주차장이 한산하다. 광주2공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광주=연합뉴스


정부가 완성차업체와 공동으로 자금을 마련해 부품업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부품업체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완성차 생산 차질 우려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다음달 말 종료되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와 함께 부품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는 완성차업체·정부·금융권이 각 100억여원을 출연해 기초자금을 조성한 뒤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으로 3조원가량의 지원금을 마련하는 안을 정부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부품업체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해당 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규모로 지원할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최근 완성차 판매 부진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협력업체에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5월 중순 완성차업체들의 국내 공장 가동률이 60%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 역시 평균 60~70% 수준의 공장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차 협력업체와 달리 영세한 2차 협력업체들은 30%까지 공장 가동률이 하락한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1차 협력업체의 매출은 평년 대비 각각 25~50%, 2차 협력업체는 60%까지 줄어든 상태다.


상당수 부품업체가 정부에서 그간 내놓은 지원책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정부는 앞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신규발행 채권을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내놓았지만 신용도 BB등급(투기등급) 이상 업체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부품사 3,365사 중 94%는 신용도가 BB 이하라 대다수 업체가 심사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자금난 완화를 위해 투기등급 회사채도 매입하는 방안을 최근 발표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업체로만 한정돼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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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심사의 문턱을 가까스로 넘는다 하더라도 업체의 신용등급이 낮아 상대적으로 고율인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투기등급 회사까지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부처 내부에서도 이견을 보여 현실적인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와 자금을 공동으로 마련하면 정부가 단독으로 나설 때보다 부담이 덜한 만큼 심사 기준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부품업체의 완성차업체 납품 실적이나 완성차업체의 보증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 초 와이어링하니스(배선뭉치)를 조달하지 못해 완성차 공장이 멈췄던 데서 보듯 작은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라도 도산하면 차 자체를 생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주요 완성차업체들 중 그나마 사정이 나은 현대·기아자동차 등이 자금 조성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혜택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승용차 개소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고 취득세 감면도 추가로 시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대책의 일환으로 3월부터 6월까지 승용차를 구입할 경우 100만원 한도에서 개소세를 5%에서 1.5%로 70% 인하해주고 있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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