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해도 사람들의 불안 심리는 여전합니다. 일상의 불확실성을 늘 걱정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윤달 마케팅에 활용하면 그나마 마음의 불안을 덜 수 있을 겁니다.”
서소옥(사진) 원광대 동양대학원 교수는 2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걱정되고 우려스러운 일을 윤달에 몰아서 하는 것도 걱정과 불안을 떨쳐낼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사람의 심리는 여전히 수백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윤달은 과거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달”이라며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이 기간은 신이 간섭하지 않는 때라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장이나 이사처럼 꺼리거나 조심해야 하는 일을 윤달에 몰아서 한 풍습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예컨대 집 마당 한가운데 100년가량 된 큰 나무가 있는데 증축 때문에 이를 베야 한다면 기분이 좋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같이 꺼리는 일을 윤달에 하면 상대적으로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이 바뀐 만큼 풍습도 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불안한 마음을 피하기 위해 현대적 의미에서 윤달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서 교수는 평가했다. 이사의 현대적 의미인 리모델링 등 사람들이 조심스러워하거나 어려워하는 일을 윤달에 진행해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어내는 식이다.
다만 과도하게 윤달에 기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서 교수는 “아직도 윤달 출산을 꺼리는 문화가 있다”며 “하지만 출산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억지로 윤달을 피해 아이를 낳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