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을 수는 없습니다. 우산을 쓰고 일을 하는 것이 문화인입니다.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앞장 서서 생활방역을 철저히 지켜나가며 예배를 정상화한다면 다른 종교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 최대 개신교회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오는 31일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을 맞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 교회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3개월여 만에 교회 정상화를 선포했다. 오는 31일 현장 예배를 시작으로 전국 교회는 일상으로의 전환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중단된 교회의 현장 예배 정상화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다.
한교총 사회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소 목사는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단일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고 돌아보며 “모든 교회가 위기에 대응해 개별적으로 움직이기보단 하나의 메시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단일화된 모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예배 회복의 날도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시점에 맞춰 전국 모든 교회가 하나가 된 모습으로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교총이 예배 정상화를 선포하면서 모든 교회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현장 예배와 모임 등 외부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번에 예배회복의 날에 동참하는 교회는 한교총에 가입된 5만4,000곳으로 국내 개신교회의 90%에 달하는 규모다. 개신교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자칫 신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교총은 예배회복의 날을 맞아 전체 교인의 80%가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소 목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교회 역시 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생명처럼 지켜온 예배 형태를 바꾸도록 요청받아 지난 3개월 동안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희생했다”며 “초기에 일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현재는 모범사례로 봐도 될 정도로 모든 교회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온라인 예배가 교회의 본 모습은 아니다. 디지털 문명으로 시대가 변하고, 연결의 방식이 바뀐다 해도 성령으로 하나되는 교회의 본질을 잃지 않고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신교의 이 같은 움직임에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인 연쇄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회발 집단감염에 대한 경계심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소 목사는 “당장 모든 신도를 교회로 불러 모으자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어린이나 노약자 등 감염에 취약한 계층은 가정에서 예배를 보되, 건강한 신도들을 중심으로 생활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범위 안에서 함께 모여 예배하며 믿음을 회복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태원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방향을 전환해 예배의 현장성과 가치성, 절대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신도들에게 생활방역을 일상화하자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디지털 교회의 모델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소 목사는 “지난 3개월 간 온라인 예배와 가정예배 같은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며 “당분간 모든 신도들이 현장예배로 복귀하기에 무리가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해나가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사회적 약자가 온전히 신앙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온라인 예배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교회의 표준 모델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