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단독] 아파텔 당첨자 10명 중 3명.. 알고보니 30대 ‘청포족’

낮은 가점에 청약전선서 밀린 30대

규제덜한 주거형 오피스텔로 눈돌려

인천·대전 등 경쟁률 180대1 넘어

3040, 아파트 대출규제 완화 요구




최근 오피스텔 청약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당첨자 10명 중 3명이 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와 별 차이가 없다. 경쟁률 상승과 낮은 가점 등으로 ‘청포족(청약포기족)’이 된 젊은 층들이 비교적 당첨 확률이 높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30대가 아파트보다 주거환경이나 투자가치가 낮은 오피스텔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용 59㎡ 단일면적으로 나온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오피스텔 당첨자 가운데 30.9%는 30대가 차지했다. 40대(31.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이다. 전용 84㎡ 중심으로 구성된 대전 ‘힐스테이트도안’ 오피스텔 역시 30대가 33%를 차지 40대(35%)에 이어 두 번째로 계약자 수가 많았다. 오피스텔은 모든 공급물량을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오피스텔은 주로 중장년층의 투자대상이었다. 임대를 놓고 월세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적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30대의 오피스텔 열기는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오피스텔이 주거형, 이른바 ‘아파텔’로 청약 전선에서 밀린 젊은 층들이 아파트 대신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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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지의 경쟁률도 상상을 초월했다. 힐스테이트도안 전용 84㎡ 타입은 389가구 공급에 7만 6,294명이 신청해 평균 196.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전용 59㎡ 오피스텔 청약에도 5만 8,000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18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대방디엠시티(전용 84㎡ 단일면적)’ 오피스텔의 평균 경쟁률이 9.2대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반년여 만에 경쟁률이 20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대출 규제가 덜하다. 청약도 어렵고, 기존 주택은 대출도 쉽지 않다 보니 주거용 오피스텔도 30대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직방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3040 세대의 절반 이상이 대출 규제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오르고 청약당첨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수요로 30대가 주거용 오피스텔을 찾는 모습”이라면서도 “오피스텔의 경우 공급의 탄력성이 큰 데다 정주 여건 또한 좋은 편이 아니어서 아파트에 비해서는 여러모로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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