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외식업의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덤덤한 남자가 있다. ‘1인용 피자화덕’을 개발해 인공지능(AI) 까지 접목하고 있는 고피자의 임재원(사진) 대표가 주인공이다.
27일 마포구 상수동의 고피자 사무실에서 만난 임 대표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2배 정도인 100억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빗 나갈 것 같다”며 “그러나 코로나가 잠잠해 지면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담담해 했다. 임 대표는 1인용 피자를 만드는 AI 화덕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피자헛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1인용 피자’ 메뉴를 내놨지만 원조는 임 대표가 운영하는 ‘고피자’다. 잘 나갈 것 같던 고피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식이 급감하면서 주춤한 상황이다. 그러나 임 대표는 “코로나19가 잠잠해 지면 다시 ‘1인용 피자’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나아가 임 대표는 “앞으로 피자 사이즈는 더 작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홈간편식(HMR) 피자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임 대표는 ‘피자 굽는 AI’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다니던 회사를 나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창업의 기회를 주겠다는 게 임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기술이란 사람의 일자리를 없애는 게 아니라 돕고 역량을 강화해주는 것”이라며 “피자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로운데 이를 이 공정을 표준화해서 맛을 유지할 수 있고, 노인이나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도 쉬운 창업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도날드가 햄버거를 표준화해 글로벌 외식기업이 된 것처럼 임 대표도 고피자를 ‘피자계의 맥도날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임 대표는 “소형화되고 기계화된 매장은 관리하기가 쉽고 1인용 피자의 수요 역시 혼족 시장이 커지면서 급증할 것”이라며 “(피자 프랜차이즈로 대표되는) 구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고피자와 같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푸드 트럭에서 피자를 팔기 시작해서 창립 2년 만에 직영점 7곳을 포함해서 전국 70개 매장을 갖춘 회사의 어엿한 대표가 됐다. 지난해에는 인도에 진출했고, 올해 초에는 싱가포르에 매장 4곳을 열었다. 인도와 싱가포르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추가 진출 후보지다. 아시아의 피자 시장은 연 20~30조 원인데 성장률이 20%가 넘기 때문에 이미 피자 시장이 성숙한 서양보다는 아시아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1년에 5~6조 원씩 커지는 시장이 바로 아시아의 피자 시장이고, 5년만 이 성장률이 지속되면 50조가 된다”며 “피자는 서양문화의 상징이며 먹고 살만해 지면 찾는 메뉴가 바로 피자”고 설명했다. 피자의 원조인 미국과 이탈리아에 진출해 성공하는 것은 임 대표에게는 파이널 드림에 속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피자계의 맥도널드’를 만들겠다는 임 대표의 꿈은 구수하게 잘 익어가고 있다. 사진=오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