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정책

구조조정, 혈세투입→시장중심...펀드 1조 늘리고 대기업에도 투자

[시장중심 구조조정 활성화 간담회]

기업구조혁신펀드 1.6조→2.6조 확대

'부채투자 전용펀드' 도입

손병두 "정상기업이 구조조정 기업으로 전환되는 사례 적지 않을 것...시장중심 구조조정 필수적"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양재 캠코타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28일 서울 양재 캠코타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



코로나19로 ‘구조조정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정부가 ‘시장중심’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기업구조혁신펀드 규모를 1조원 늘렸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돈을 대 조성하는 펀드는 지금까지는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투자했지만 대기업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28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양재동 캠코타워에서 ‘시장중심 구조조정 활성화’ 간담회를 주재하며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지급불능 위기로 급속히 전개돼 정상 기업이 구조조정 기업으로 전환되는 사례는 당분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출금 미래 상환 가능성 불투명,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 등으로 채권은행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간극 해소를 위해 민간의 풍부한 자금과 창의성을 견인하는 시장중심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구조조정 기업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만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이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자본시장의 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1조 6,000억원에서 2조 6,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펀드는 정부 재원과 민간투자금을 합쳐서 조성된다. 구조조정 기업에 투입돼 경영정상화를 돕고, 투자자에게는 수익을 제공한다. 정부가 모든 재원을 담당하던 과거 방식에서 민간의 돈이 추가돼 정부는 재원 부담을 덜 수 있고 민간의 창의성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민간도 이에 따른 투자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늘어나는 1조원은 모펀드 5,015억원과 민간투자 5,015억원으로 조성된다. 모펀드에는 정부 재정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캠코), 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등이 출자를 한다.


투자방식도 유연화한다. 우선 신속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게 ‘프로젝트펀드 비중’을 당초 26%에서 40%로 늘린다. 프로젝트펀드는 투자대상을 결정한 상태에서 펀드가 결성돼 ‘블라인드펀드’와 달리 펀드가 결성된 직후 기업에 바로 투자를 집행한다. 정부는 추가 조성하는 1조원 중 40%를 프로젝트 펀드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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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부채투자 전용펀드(PDF : private debt fund)’도 새롭게 도입해 늘어나는 1조원의 재원 중 30%를 이에 배정한다. 대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한 지원을 말한다. 손 부위원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여러 자금수요를 충족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분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수 시점도 빨라 낮은 리스크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구조조정 분야에 접근하는 문턱을 낮춰 다양한 투자사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투자대상도 다변화한다. 지금은 펀드를 통한 투자 대상이 중견, 중소기업 중심이었는데 대기업도 포함한다. 또 제조업 이외의 혁신산업 업종 등에 대한 투자도 적극 검토한다. 이 밖에 구조조정 기업에 대해 다른 펀드 등과의 공통투자도 추진한다. 한 기업에 사모펀드(PEF)와 PDF가 공동투자하는 방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사업구조개선 역량 강화를 위해 산업 이해도가 높은 전략적투자자(SI), 인수합병(M&A) 투자회사 등의 참여도 적극 유도한다. 손 부위원장은 “기업구조혁신펀드와 민간투자자가 협업하여 구조조정 시장을 붐업(Boom-up)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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