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규제 약발 떨어져가는데…금리인하가 풍선효과 키우나

강남 절세 매물 소진...신고가 재출현

규제 느슨한 서울, 수도권 외곽지역 등

9억 이하 아파트로 자금 쏠림 가능성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98.41㎡는 지난 25일 47억원에 팔렸다. 전 고가인 46억원보다 1억원 높은 가격이다.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14.46㎡도 4월 말 25억2,000만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강남 전체적으로는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른바 ‘대장주’에서 신고가 기록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지역의 풍선효과는 지속되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값은 0.02% 떨어져 지난주(-0.04%)보다 하락폭이 둔화된 가운데 전국과 수도권·지방 아파트 값은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노원·도봉·강북구 등 ‘노도강’ 지역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을 나타냈다. 규제 약발이 예전보다는 줄어든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가 주택시장 전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풍선효과를 더욱 지속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 절세 매물 다 팔렸나=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값 변동률이 올 3월 말 -0.02%를 기록하며 39주 만에 마이너스권에 들어섰고, 4주 만인 4월 말에는 -0.07%를 나타내자 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더니 이번주에는 -0.0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실제 강남 시장에서는 절세용 초급매가 소진되면서 실거래가가 소폭 오르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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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16억~18억원대에 주로 매매됐지만 이달 21일에는 20억원에 거래됐다.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 매물의 경우 이제 대부분 20억원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18억 5,000만∼19억5,000만원 수준으로, 1∼2주 전과 비교하면 1억원가량 호가가 올랐다. 절세 매물이 소진되면서 이번주 강남 4구의 아파트 값 변동률은 -0.07%(전주 -0.10%)를 기록했다. 4주간 낙폭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주 -0.14%였던 서초구 아파트 값 변동률은 이번주 -0.09%를 기록했으며 강남구는 -0.13%에서 -0.08%로, 송파구는 -0.07%에서 -0.04%로 각각 낙폭이 둔화했다. 강남구의 경우 급매물이 소진된 후 재건축이나 인기 단지 위주로 호가가 오르고 있으며 송파구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등 개발 호재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감정원은 진단했다.

◇금리 인하, 풍선효과 더 키우나=강북 지역에서는 ‘노도강’ 지역이 모두 보합을 기록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하락폭이 둔화했다. 수도권 아파트 값도 올랐다. 이달 수도권 아파트 값 변동률은 0.06%→0.07%→0.09%→0.10% 등을 기록했다. 매주 상승폭이 늘어난 셈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추세 반전으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량이 줄고 초급매 소진 이후 추격 매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추격 매수가 어느 정도 붙어줘야 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된다고 볼 수 있는데 절세 매물 이후에 추가 매수자가 힘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 고강도 대출규제 등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낮아졌다고 하지만 그전에도 기준금리가 높은 것은 아니었고, 코로나19와 정부의 규제정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제 강도가 약한 오피스텔이나 서울 및 수도권 외곽지역의 풍선효과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15억원 이상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의 경우 이미 대출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금리 인하의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금리 인하가 수요에 영향을 주는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임미화 전주대 교수는 “금리 인하로 비강남권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갈 수 있는데, 이는 결국 저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주택시장은 6억원·9억원·15억원 등 금액대별 허들이 존재하는데 이번 금리 인하로 늘어난 유동성이 먼저 저렴한 가격대의 허들부터 넘어뜨려 6억원은 물론 9억원대 아파트 비율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지윤·김흥록기자 yang@sedaily.com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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