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열린당 실패' 반복 않겠다던 與 벌써 힘자랑인가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힘자랑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에서 “21대 국회는 개원과 동시에 검찰개혁·국회개혁 등 개혁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며 관련 입법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30일 개원 직후부터 177석의 절대다수 의석을 내세워 국회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법안 등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여당이 검토하는 국회법안에는 일반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된 법안이 통상 야당이 위원장을 맡는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로 직행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패스트트랙(신속안건처리) 기간도 최장 330일에서 45일로 단축하도록 했다. 이는 ‘일하는 국회’라는 명분을 내세워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장치들을 아예 없애버리려는 것이다. 이도 모자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독재정권 때처럼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여당이 갖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공수처 출범을 서두르는 것도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찰을 견제하고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조사 등을 추진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여당 대표는 “신상털기식 의혹 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당선자 구하기에 적극 나섰다. 오죽하면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진보가 기득권집단으로 변모해 독선적 자기확신과 선악의 이분법에 빠져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경고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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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김태년 민주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의 협력을 당부한 뒤 정부와 국회 간 ‘협치의 제도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독선에 빠져 힘자랑만 하려는데 어떻게 상생의 정치가 가능하겠는가. 민주당은 총선 직후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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