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술가는 물론 지역민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마포의 미덕을 더 살려가겠습니다.”
배우 김명곤(69·사진)이 1일 마포문화재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이날부터 3년이다.
김 신임 이사장은 1983년 영화 ‘바보선언’으로 데뷔해 영화 ‘서편제’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방송과 영화, 공연 무대를 넘나들며 일선에서 활약하는 배우 겸 연출가이자, 국립중앙극장 극장장과 제8대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내고 현재도 세종문화회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예술경영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서울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마포문화재단의 마포아트센터에서 내가 연출했던 연극 ‘아버지’를 공연한 적이 있다. 당시 같이 작업하면서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예술가들과의 소통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재단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배우이자 예술행정가인 그의 입장에서 재단의 이 같은 미덕은 이사장직을 수락하는 큰 이유가 됐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재단의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재단이 발 빠르게 양질의 온라인 공연 라인업을 선보인 점을 언급하며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료적인 행정이 아닌, 현장 중심의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런 모습이 장점으로 더 잘 살아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포이트센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장 운영이 중단되자 리처드 용재 오닐 연주회부터 탱고·탭댄스·플라멩코 등 이색 장르 공연을 온라인으로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재개된 비대면 공연에서 국내 공연장 최초로 QR 코드를 활용한 본인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동료 예술인들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공연을 올리는 나라는 유럽도 미국도 아닌 아시아의 작은 국가, 대한민국”이라며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힘든 시기를 어렵게 이겨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사장’이 아닌 ‘예술가 김명곤’의 활약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립창극단의 신작이자 국립극장 70주년 기념작인 ‘춘향’의 연출을 맡아 성공리에 공연을 끝마친 김 이사장은 또 다른 창작 작업도 진행 중이다. 요즘 틈틈이 성악을 배우고 있다는 그는 “우리 민요와 서양의 성악곡을 아우르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색다른 시도의 음악회를 올려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