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150선에 안착했다. 앞으로 5% 정도만 더 오르면 올해 1월 기록했던 연중 최고점(2,267)까지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지수는 급락분을 거의 회복했지만 업종·종목별 소외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통신이나 인터넷·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관련주들은 이전 고점을 대부분 회복한 반면 디스플레이·교육·유틸리티 종목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다만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이 돌아오고 소외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경제활동 재개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등 시장의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국내 증시는 ‘키 맞추기’ 장세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19%(4.18포인트) 오른 2,151.18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21일 이후 104일 만에 밟아보는 2,150선이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5거래일 동안 6% 상승하면서 올해 전고점에 바짝 다가갔다. 코스피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일부 업종과 종목은 여전히 강세장에서 소외돼 올해 전고점과 20~30%의 차이를 두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통신서비스·IT가전·기계·건설·필수소비재·운송·소프트웨어·헬스케어 업종은 2월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대부분은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교육·유틸리티 종목은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올해 최고가가 1만6,350원이었지만 현재 1만2,000원으로 최고가 대비 26.61%나 낮은 상황이다. 일진디스플(020760)레이도 현재 주가가 3,155원으로 최고가의 절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최초 발생했을 때만 해도 중국 디스플레이의 생산 차질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후 중국 내 확산은 진정된 반면 주요 수요처인 유럽과 미국에서 급격하게 확산되자 주가가 주저앉아버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은 미미했던 반면, 수요 충격은 훨씬 커졌다”며 “디스플레이 업황이 어두워진 이유”라고 분석했다.
전기와 가스 등 유틸리티 관련 종목들도 대부분 최근 강세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015760)은 이날도 1.79% 하락하면서 전고점 대비 -22.81%의 주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가스공사(036460)(-18.88%), 경동도시가스(267290)(-14.82%), 지역난방공사(071320)(-17.58%) 등 대부분 최고점보다 20% 안팎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교육주는 언택트 관련 업종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학교들의 개학으로 오히려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비상교육(100220)(-21.19%), 코스닥 시장의 멀티캠퍼스(067280)(-17.86%), 메가스터디(072870)(-17.2%) 등은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도 여전히 최고점과의 차이가 10% 이상 벌어져 있지만 상황은 다소 다르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 업황 전망도 이전보다 나아지고 있다. 실제로 경제활동 재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최근 장세에서 이들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의 구애 속에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올해 최고가(6만2,400원)와의 차이를 11.86%까지 좁혔으며 현대차(005380)도 최근 5거래일 동안 11.6%나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의 재확산과 미중 갈등 심화 등의 갑작스러운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기존 소외주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장세가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주가 회복력이 부진했지만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을 중심으로 키 맞추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제한되고 달러 약세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